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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의 따뜻한 시선] 쇠귀에 경 읽기 | |
시간이 약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 |
김성현, san05@dreamwiz.com |
등록일: 2008-06-12 오후 7:15:14 |
공화국 국민으로 살기도 참 어렵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라는 노래를 목소리가 갈라지도록 그렇게 줄기차게 불러도,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그렇게 외쳐도, 매일같이 촛불을 들고 비폭력으로 평화적인 의견주장을 해도 도대체 듣는 이가 없다. 들으라는 대상은 한 분인데 그 한 분이 도대체 들을 생각을 안한다. 아니 듣기 싫어하거나 거절한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국민이 위임한 권한으로 공적 업무를 잘 수행하여 국민들이 살기에 편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가 대통령인데, 그래서 수많은 참모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집행권한을 부여받은 장차관을 그렇게 많이 허용하는 것인데 이들이 단체로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촛불을 든 국민들에 대한 거부감이 확연히 보이는 형국이니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대놓고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이들을 사탄의 무리로 취급하고, 엄청난 크기의 컨테이너로 귀를 막고, 갑호비상령이 떨어진 상태에서 당구나 치는 경찰력을 가지고 국민을 재단하려고 하니 갈수록 심각성이 더해간다. 애초에 촛불을 들기 시작하며 외친 주장이 '재협상'이다. 문제의 근원에서부터 해결해 가자는 것이다.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법임을 처음부터 밝혔건만 그 '재협상'만 빼고 모든 것이라도 할 듯이 나서는 정부를 신뢰할 수 있을까. 청와대 수석들이 전원이 바뀐다 한들, 내각이 총사퇴를 한들 국민들이 처음부터 주장한 '재협상'과는 관계가 없다. 이를 다른 말로 미봉책이라고 하는거다. 시간이 약이라고 믿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독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촛불은 들불이 되고 있고, 이제 횃불로 진화하려는 단계에 있음을 도대체 왜 모르는가. 컨테이너로 귀를 막을 것이 아니라 광장으로 나와 사과하고 '무조건 재협상'을 선언하는 것이 살 길임을 왜 모르는가.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음이 보이지 않는가. | ||
괜히 다른 데로 불똥이 튀게 하지 않았어야 했던 사안이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여서 만든 일이 아니라 심지어 지지했던 이들까지 분노하여 거리로 나온 사안이라는 말이다. 특수임무수행자회나 보수기독교단체들에게 시청 앞 집회를 허용하고 국민들간의 충돌이 야기되도록 유도하거나 방치하는 것은 공권력의 정도가 아니다. 공권력은 그런 데 쓰라고 준 게 아니다. 문제의 해법은 아주 간단하다. 그걸 왜 그리 복잡하게 다른 방식으로 현혹하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는가. 학생들이 보는 시험에도 시간제한은 있다. 시간이 지나면 정답을 써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 정말 심각한 상황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 당장 재협상을 시작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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