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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군홧발 폭행' 지휘책임자 서면경고에 그쳐

강산21 2008. 6. 5. 12:50

경찰, '군홧발 폭행' 지휘책임자 서면경고에 그쳐

전반적 폭력진압을 '여대생 폭행'에 한정...‘소나기만 피하자’

차성은 기자
mrcha32@empal.com
5일 경찰청이 ‘여대생 군홧발 폭행’에 대한 조사결과와 징계 내용을 발표한 가운데 현장 지휘책임자를 서면경고하는데 그치는 등 사건을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박천화 경찰청 감사관
ⓒ 민중의소리

경찰청 박천화 감사관은 이날 오전 11시 경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브리핑에 지난 1일 새벽 동십자각 부근에서 대학생을 군홧발로 폭행한 서울 기동대 00중대 1소대 김아무개(21세) 상경을 폭력행위 등으로 사법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청은 부대원 관리 및 현장 지휘책임을 물어 해당 소속 중대장 김아무개 경감을 직위해제 및 징계위원회 회부, 같은 중대 1소대장 윤아무개 경위와 부관 이아무개 경사를 각각 징계위원회 회부하고, 해당 부대 지휘책임자인 서울 특수기동대장 한아무개 총경을 직위해제하기로 했다.

이어 서울경찰청 총괄 지휘책임자인 기동단장 신아무개 경무관과 현장 지휘책임자인 서울청 보안부장 강아무개 경무관은 각각 서면경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청 총괄 지휘책임자인 기동단장과 현장지휘책임자인 보안부장에 대한 징계가 서면경고에 그치는 등 경징계에 머물러 국민들이 요구하는 폭력진압 책임자 처벌 요구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경찰은 이번 징계조치를 광범위하게 이뤄진 폭력진압에 대한 징계가 아닌 ‘여대생 군홧발 폭행’ 사건에만 한정시킴으로써 ‘일단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경찰의 의중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사결과 경찰은 “서울 기동대 00중대 소속 김아무개 상경은 지난 1일 새벽 2시 30분경, 종로구 사간동 소재 동십자각 로타리 부근에서 버스 차벽의 중간 부분을 통해 시위대들과 함께 경찰 차단선을 넘어 들어오는 피해자의 머리를 잡아 바닥에 쓰러뜨리고 발로 폭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아무개 상경은 “자신이 머리를 잡아 바닥에 쓰러뜨린 것은 인정하지만 발로 폭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목격한 무전병은 김아무개 상경이 피해 여대생을 발로 폭행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이씨가 버스 밑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재차 다른 대원이 때렸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진술과 추가 조사를 통해 추후 밝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천화 감사관은 “경찰은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앞으로 집회시위와 관련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물포, 방패 등 여러 가지 경찰장비와 장구의 사용매뉴얼을 엄격히 재정비하고 집회시위 관리기법도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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