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현안

"6월 10일 '100만 촛불 항쟁'으로 정부 심판하겠다"

강산21 2008. 6. 4. 17:08

"6월 10일 '100만 촛불 항쟁'으로 정부 심판하겠다"

"재협상 때까지 끝장집회" 각계 대표들 4일 비상시국 선언

[ 2008-06-04 16:31:26 ]

CBS사회부 강인영 기자강인영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소속 각계 대표자들이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과 민주주의 쟁취를 외치며 비상시국 선언을 내놨다.

5일부터 8일까지 이어질 예정인 릴레이 촛불문화제를 앞둔 4일 오후, 노동계와 환경계, 정계, 학부모 단체 등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소속 100여명의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서울광장에서 '비상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의 건강권을 파괴한 졸속적인 한미 쇠고기 협상을 훌륭한 협상이라고 강요하는 정부에 대해 국민의 저항이 솟구쳐 오르고 있다"며 "오는 6월 10일에는 100만 촛불 항쟁으로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은 이어 "지금 이 순간부터 비상 농성에 돌입한다"며 "5일에서 8일까지 진행되는 '72시간 연속 국민행동'에 적극 참여하며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 100만 촛불 모으기 위한 제안도

이들은 오는 10일 전국적으로 100만 명의 시민이 동참하는 촛불 문화제를 개최하기 위해 국민행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직장인은 자신들의 처지에 맞게 일손을 놓고 저녁 7시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고 상공인은 오후 6시 이후 잠시 휴업하고 저녁 7시 촛불문화제로 모이며 학생과 청년은 실정에 맞게 일과를 벗어나 저녁 7시 촛불 문화제에 나서는 등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다.

◆ 각계 단체들 "재협상 할 때까지 끝장 보겠다"

비상시국 선언에서 각계 단체 대표들은 '미 쇠고기 재협상'을 목표로 앞으로의 '끝장 촛불 문화제'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은 "몇 명의 장관 교체로 국면이 전환되지 않는다.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한다"며 "6월 10일까지 가지 않더라도 5~8일 사이의 시민항쟁으로 사태를 마무리 짓겠다"고 표명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어 "어청수 청장의 사퇴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은 "더 이상 정부가 미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지 않고 국민을 기만한다면 총파업을 통해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천명했다.

안티 이명박 카페는 "정부가 비폭력 평화시위를 하고 있는 국민들의 촛불 문화제를 진보와 보수의 싸움으로 변질시키려 한다"며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이 17%밖에 안 되는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재신임을 받고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학생 단체들도 나섰다. 한국대학생연합 강민욱 대표는 "이번 사태를 제 2의 항쟁으로 규정한다. 각기 대학들이 동맹 휴업에 나서는 한편 동맹 휴업을 진행하지 않은 대학들도 각기 총궐기에 참여한 뒤 릴레이 촛불 문화제에 모두 참여할 것"이라고 계획을 발표했다.

문화예술인들도 릴레이 촛불문화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작가회는 "오는 9일이나 10일쯤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하는 총결의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거의 대부분의 문화예술계 단체들이 동참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정치인들도 더 이상 물러서 있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합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우선 지금까지 함께 하지 못해 국민에게 사죄한다"며 "4일부터 전 의원이 철야농성에 들어가는 한편 앞으로의 릴레이 촛불문화제에서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직접 선두에 나서 물대포를 맞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는 "현재 민노당 당지도부가 미 쇠고기 재협상을 위해 7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체계적으로 전략과 전술을 세워 막바지 힘을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강력한 회초리가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이 앞으로 마땅히 사태의 책임을 지는 동시에 그동안의 미 쇠고기 협상 경위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밝히고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시국대책회의를 끝낸 각계 대표자들은 시청 앞 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오는 10일까지를 목표로 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 여성단체 "폭력진압 어청수 청장 사퇴하라"


앞서 여성단체들은 최근 촛불집회와 관련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기도 했다. 전국여성연대와 21세기여성포럼 등 76개 여성단체들은 4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적 촛불집회를 폭력으로 진압한 어청수 경찰청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여성단체들은 "평화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폭력으로 대응하는 경찰을 국민들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폭력진압에 대해 사과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어 청장은 이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4일 저녁에도 대규모 촛불문화제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오는 10일까지 꺼지지 않을 촛불행렬은 전국 곳곳을 수놓을 것으로 보인다.

Kangin@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