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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촛불이 들불되는 이유

강산21 2008. 6. 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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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촛불이 들불되는 이유

대통령이 장로라니까 하나 가르쳐 준다. 성경의 '회개' 뜻 알아야

김성현, 커널뉴스 사람과정치 운영위원

등록일: 2008-05-31 오후 6:27:23

점입가경이다. 중고생들이 시작한 미국산쇠고기수입 관련 촛불문화제는 시일이 갈수록 참여인원이 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가는 추세이다. 게다가 이 집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고시 강행 한참 전부터 그렇게 강조하고 시정을 요구하였건만 정부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시정 노력은 하지 않은 채 강행처리로 가닥을 잡고 만 것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만 것이다. 고시 강행이 그것이다.

 


조사단을 미국에 파견하였다는 것이 그나마 정부의 노력이라 말하겠지만 그토록 짧은 기간에 그토록 많은 곳을 자세히 검토하고 확인하였다고 보기에는 무리일 수밖에 없다. 주마간산 격으로 훑어보는 것이 우리 국민의 먹거리 문제에 대한 차분한 대처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국민의 마음은 갈라지고 아픈 데 구체적이고 성의있는 대처를 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오죽하면 중고생들이 나섰을 것이며 이제는 전국민적 관심사가 되어 모두가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하느냐는 말이다. 정말 화가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는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 시청자 전화로 연결하였던 분이 끓여먹으면 되는데 별 문제도 아닌 것을 가지고 난리를 친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가 시청자들의 분노를 산 일도 있다. 그 전화를 건 분의 안일하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의한 문제인식은 우리 정부의 태도를 보는듯 하여 대단히 유감스러웠다. 정부는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염려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묻고 싶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며 소통의 문제라고 했다. 사과가 진심이라 여겨지지 않았던 것은 상황의 원인에 대한 이해가 달랐기 때문이다. 소통의 부족으로 판단한 것이 대단히 잘못된 문제인식이라는 것이다. 물론 소통의 부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태도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수입업자나 유통업자들은 혹 이윤창출을 위해 일하는 분들이니 가능성이 낮은 광우병에 대한 염려는 붙들어 매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태도는 그것과 동일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안사먹으면 된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국민을 대표하여 공적 업무를 보는 이라고 하기에는 심각한 하자가 있는 인식이며 태도였던 것이다.

대통령으로서는 아주 작은 가능성에도 신중에 신중을 더하여 태도를 표명하고 대처해야 함이 당연한 일이거늘 수입업자나 유통업자의 입장보다 더 안일한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표현한 것이 국민의 공분을 산 기본적인 이유가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 및 상황을 아직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 근본적으로 자질이 없는 것이라고밖에는 평가할 수 없다.


한길교회 담임목사 / 철학박사(Ph. D)
광명여성의전화 감사 / 지역자치위원
참여시민네트워크 대표
좋은헌법만들기국민운동 경기 공동대표
커널뉴스 '사람과정치' 운영위원
오늘도 수많은 국민들이 거리로 나간다. 중고생만이 아니라 초등학생과 대학생까지 학생이라는 학생은 모두 나서는 길이며,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엄마들과 예비군복을 입은 청년들까지, 나라를 걱정하고 후손의 건강을 염려하는 장년과 어르신들까지 모두 나서는 이 길이 할 일 없거나 원래 싸우는걸 좋아해서 달려가는 길이 아님이 분명하지 않은가. 종교인들까지 나서서 농성을 시작하고 모두가 생업을 제쳐두고 거리로 나서는 일이 확산되어 가고 있음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자기반성이 따라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도대체 정부가 얼마나 우매하고 잘못된 굴욕적 판단을 했는지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며 지금까지 가던 길에서 방향을 돌리는 것만이 지금의 상황을 극복할 유일한 대안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대통령이 장로라니까 하나 가르쳐 준다. 성경에 나오는 ‘회개’라는 말의 그리스어는 ‘메타노이아’(μετανόια)다. 이 뜻은 '가던 길을 되돌아 온다'라는 말이다. 단순히 옛 잘못을 뉘우치고 고친다는 정도가 아니라 속사람이 근본적으로 변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미 잘못된 판단과 길을 갔다면 이제라도 돌이키고 방향을 돌리는 것이 신앙적인 길이라는 점 잊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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