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로 보는 참여정부의 국정 - 외교·안보·통일분야
참여정부는 동북아 지역의 위상 제고를 둘러싼 대응에 역점을 두면서 실용성 강조와 외연 확대를 축으로 국익증진 및 국제위상 제고에 주력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균형적 실용외교, 글로벌한 전방위 정상외교, 에너지·자원 확보 외교, 국민편익 증진 외교’ 등을 추진했습니다.
<도표 2-29>
정상외교면에서 참여정부는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23차례에 걸쳐 49개국을 방문했는데, 이를 거리로 표시하면 44만km에 이릅니다. 이런 활발한 외교의 결과 에너지·자원 외교 부문에서 괄목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지금까지 20여개국을 순방해 에너지 인프라 건설 제공과 자원 확보를 연계한 새로운 자원외교 패러다임을 정립해 냈습니다.
국민의 정부 이후 우리나라의 국가 위험도는 크게 낮아졌습니다. 유로머니(EUROMONEY)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96,97년 우리나라의 국가위험도는 85.0, 87.0이었지만 05,06년에는 69.8, 69.9로 낮아졌습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참여정부 들어 지속된 핵위기 속에서도 국가 위험도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은 평가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국가위험도 조사 결과는 유로머니 뿐만 아니라, Institutional Investor, International Country Risk Guide 등 세계적인 기관들의 평가가 거의 일치합니다.
<도표 2-30>
<도표 2-31>
국가 위험도의 안정적 수준 유지는 남북한 교류협력의 확대에 힘입은 바 큽니다. 참여정부 들어 남북한 인적·물적 교류는 기존의 해로(남포·해주·금강산 항로) 뿐만 아니라 육로(경의선·동해선 도로), 항공로(남북간 해운합의서에 의한 남북항로와 서해 직항로) 등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3~2006년 동안 연평균 남북교역액은 역대 최고인 9억5600만 달러까지 확대됐습니다.
이 모든 것이 외교·안보·통일 분야에서 거둔 참여정부의 성과입니다.
역사적 안목을 가지고 평가해야 합니다
참여정부 4년을 점검하면서 이전 정부와 비교해서 나아진 점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도 상당부분은 이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어느 정부이든 이전 정부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습니다. 그 중에는 계승 발전시켜야 할 좋은 자산도 있고, 극복하고 해결해야할 부채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부 또한 다음 정부에 자산과 부채를 넘겨주게 됩니다.
따라서 정부의 국정운영을 평가할 때는 역사적 안목을 갖고 평가해야 합니다. 그 정부가 어떤 유산을 물려받았고, 또 어떤 유산을 남기려 애쓰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객관적 지표를 기준으로, 역사적 안목을 가지고 정부를 평가할 때 국정의 공과를 정확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진실인가 난생 처음 서울구경을 하는 부산사람이 서울역에 내리자마자 일성을 터뜨렸다. ‘서울은 춥네!’ 동행한 몇몇 사람들의 반응이 있었다. ‘그래, 춥다’ 하는 사람도 있었고, ‘춥긴 뭐가 추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은 추운 것일까, 춥지 않은 것일까? 무엇이 진실일까? 또 무엇이 거짓일까? 수많은 말과 주장이 있다. 그 말과 주장 중에는 진실이 있다. 또 거짓도 있다. 그 말과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면 진실이고 그렇지 않으면 거짓이다. 그런가 하면 거짓과 진실을 따질 일이 아닌 주관적 느낌도 있다. ‘서울은 춥다’라는 말은 과연 어디에 해당될까? ‘서울은 춥다’는 주관적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말하는 사람의 느낌은 추울지 몰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서울은 춥다’라는 말이 객관적 사실의 영역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춥다’라는 말과 관련해서 객관적 기준이 덧붙어야 한다. 가령, ‘기온이 섭씨 5도 이하인 날씨를 춥다고 지칭한다’고 전제하고 말하거나, 또는 ‘서울은 부산보다 춥다’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이것은 객관적 사실 여부를 따져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춥다’라는 말을 절대적 혹은 상대적 기준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사실에 부합하느냐, 즉 진실이냐를 따질 수 있는 영역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서울의 기온, 부산의 기온 등 여러 사실들을 놓고 그 말이 진실인지 검증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꾸어보자. 난생 처음 서울구경을 하는 부산사람이 서울역에 내리자마자 일성을 터뜨렸다. ‘서울은 춥네!’ 동행한 몇몇 사람들의 반응이 있었다. ‘춥긴 뭐가 추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소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 춥다!’는 반응이었다. 이 경우에도 부산과 비교하거나 절대적 기준을 전제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의 ‘춥다’라는 말을 주관적 느낌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이 사람의 말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보편적 동의를 얻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 사실에 근접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경우에는, 이들 사이에 ‘부산보다 춥다’, 혹은 ‘춥다는 것은 몇 도 정도의 기온을 지칭한다’ 등 객관적인 판단 기준에 대한 암묵적 합의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민생이 파탄’이라고도 한다. 이것은 진실인가? 거짓인가? 적어도 이 명제가 진실인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판단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어렵다’ 혹은, ‘파탄’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인지 절대적 기준을 규정하고 지금의 지표를 검증하거나, 아니면 ‘언제보다’ 또는 ‘어느 나라보다’ 등과 같이 상대적 기준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이야기들은 사실에 대한 객관적 이야기가 아니라 선동일 수 있다. 성장률, 증시, 물가 등 사실 여부를 입증해줄 수 있는 수많은 객관적 지표들이 있다. 그것이 불가능하면 최소한 ‘5공시절보다’, 또는 ‘어느 나라에 비해서 어렵다, 그래서 파탄이다.’ 이렇게 이야기해야 한다. 언론이 자신의 주관적 인식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단지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이 아니라 사실에 관해 책임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 반드시 그렇게 말하는 객관적 기준이 있어야 한다. 지표와 통계가 필요한 것이 그런 이유이다. 여기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부산사람이 서울에 와서 ‘서울은 춥다’고 했을 때, 동행한 사람들이 모두 ‘그래 춥다!’고 하는 경우이다. 언론은 힘이 있다. 언론이 써서 보편적 동의를 만들어 낼 수는 있다. 언론은 객관적 사실을 치밀하게 따지기 어려운 경우, 그 가운데 한두 개의 기준을 가지고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보편적 동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언론은 때로 선동적으로 상황 묘사를 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 보면 객관적 사실처럼 이야기했던 것이 실제의 사실과 다른 경우, 즉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객관적 지표를 기준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적 비교로 이야기하지도 않은 경우, 단지 다수가 그렇다고 해서 보편적 사실처럼 굳어져 버린 이야기들 중에 엄밀히 따져보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정서도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열 사람이 모두 그렇다 해도 허위일 수 있는 것이다. 모두 다 그렇다고 하면 진실이 될 듯하지만, 여전히 허위는 허위이다. 해결책은 유일하다. 지표로 이야기하고 비교하는 것이다. ‘민생’이라는 용어는 ‘녹비에 가로 왈 자’ 같다. 폭넓게 사용되는 용어이다. 배가 고파도 민생, 머리가 아파도 민생, 일이 잘 안 풀려도 민생, 집안의 대소사도 민생이라고들 한다. 참여정부는 복지에 대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적어도 이것은 언론에서 다루고 싶어 하는 주제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수혜에 대해서는 좀처럼 언급하려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장사가 안 된다’, ‘일자리가 불안하다’, ‘학비가 비싸다’, ‘부동산값이 뛴다’ 이러한 표현으로 민생을 이야기한다. 이제 이 하나하나의 민생을 막연한 주관적 정서나 느낌으로서가 아니라 객관적 사실로 따져 볼 때가 되었다. 지표와 척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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