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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와 점심

강산21 2001. 9. 11. 11:54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손녀와 점심


할머니와 둘이 살고 있는 한 손녀가 아침을 바쁘게 맞고 있었습니다.
함께 늦잠을 잤기 때문에 두사람은 전날에 남긴 밥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중학생인 손녀는 점심 도시락도 싸지 못하고 그냥 학교로 향했습니다.
할머니는 중풍에 걸린 수족으로 점심밥을 일찍 지었습니다.
손녀가 좋아하는 호박전도 부쳤습니다.
그리고는 손녀의 점심 도시락을 들고 셋방을 나섰습니다.
점심 시간이 10분쯤 지났을 때 할머니는 손녀 교실로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손녀는 없었습니다.
할머니는 손녀의 행방에 대해 자세히 묻지는 않고 빈 자리에 도시락을내려놓으며 돌아섰습니다.
중풍에 걸린 몸으로 교실에 오래 머물면 손녀가 놀림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교실을 나선 할머니는 매점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매점에도 손녀는 없었습니다.
손녀에게는 빵을 사 먹을돈도 없다는 생각이 들자 슬퍼졌습니다.
할머니는 힘없이 교문을 나섰습니다.
7월의 태양 밑에서 걷는 동안 몸은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손녀의 얼굴이 자꾸 떠오르는지 잠시 쉴 생각도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참 후, 집에도착한 할머니는 셋방으로 들어서며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방 한쪽에 밥상이 차려져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보를 들어올리는 순간, 할머니의 시선은 밥그릇 옆에 놓인 편지에 고정되었습니다.
향기로운 편지지에는 이렇게 씌어있었습니다.
'할머니, 오늘은 친한 친구 반의 가사 실습날이었어요. 그 친구에게 부탁해서 할머니의 점심 진지를 차렸습니다.수업때문에 더 기다리지 못하고 돌아가요. 제 걱정은 마시고 맛있게 드세요.'
할머니는 상보를 덮어놓은 채 손녀를 기다렸습니다.

김승전/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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