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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명장면에 숨은 뜻

강산21 2006. 1. 27. 18:17

'왕의 남자' 명장면에 숨은 속뜻을 아시나요
[헤럴드 생생뉴스 2006-01-27 13:56] 
 
영화 ‘왕의 남자’ 신드롬이 대한민국을 강타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왕의 남자를 ‘왕남’이라 줄여부르면서 수많은 ‘왕남폐인’을 낳고 있다.


개봉한지 한달이 다 되어가지만 왕남폐인들의 식을 줄 모르는 열기는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각종 게시판에서는 요즘 왕의 남자 장면들에 담긴 숨은 의미를 파헤친 글이 화제다. 왕의 남자는 비교적 어렵지 않은 스토리라인으로 영화를 전개하고 있지만 그 중 몇 장면은 얼핏 보아서는 알아챌 수 없는 암시와 복선 등을 담고 있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설명. 그 분석을 들어보자.

 

1. 극 초반의 장님놀이 “너 거기 있고, 나 여기 있지”라며 장님놀이를 할 때 장생과 공길이 세 번 엇갈리는 것에 대한 해석. 첫 번째는 장생이 공길의 성매매를 막지 못한 엇갈림, 두 번째는 장생이 공길과 연산의 감정을 막지 못한 엇갈림, 세 번째는 현세에서 이루지 못한 장생과 공길의 사랑을 뜻한다.

 

2. 장생이 감옥에서 눈이 먼 채로 하는 금붙이 이야기 장생이 연산에 의해 눈을 잃고 감옥에서 양손을 묶인 채로 얘기하는 자신의 어린 시절 주인집 금붙이 이야기는 공길과 장생의 이야기다. 그 다음 공길이 연산 앞에서 하는 인형놀이의 대사중에 “사실은 그 금붙이 내가 훔쳤어…”, “우리 같이 도망가자”라는 대화는 주인집 금붙이를 훔친 사람은 공길이고 장생이 공길이를 데리고 나오면서 둘의 광대 인생이 시작됐음을 뜻하는 장면이다.

 

3. 극 마지막 장생과 공길의 대사 장생이 마지막 줄타기를 앞두고 “어떤 잡놈이 그 놈 마음 훔쳐가는걸 못보고…”라는 대사에서 장생이 뜻하는 잡놈은 연산군이다. 그러나 그 뒤 바로 공길이 장생을 “야 이 잡놈아!”라고 부름으로써 비로소 공길의 마음을 훔쳐간 것은 연산이 아닌 장생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4. 장생과 공길의 마지막 줄타기 장면 영화의 엔딩 장면에서 장생이 공길과 함께 줄 위로 뛰어오를 때 장생이 부채를 던지는 것은 장생의 죽음을 의미한다. 광대에게 있어서 부채는 줄타기의 중심을 잡는 도구임과 동시에 광대의 생명을 뜻하는 상징과도 같다. 광대이자 앞이 보이지 않는 장생이 부채를 던져버리는 것은 광대로써의 정신적 자살과 함께 장생과 공길이 모두 바닥으로 떨어져 죽는다는 육체적 자살의 복선에 해당한다.

 

5.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나오는 광대 패거리들이 길을 내려가는 장면 장생과 공길, 그리고 나머지 광대들 육갑, 칠득, 팔복이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라는 놀이를 하며 걸어가는 이 길은 저승으로 가는 길을 의미한다. 대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장생이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냐?”라고 하자 공길이 “아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라고 말한다. 거기에 육갑이 “아 다들 여기에 있어~”라며 모두 다 이곳에 있음을 말하지만 칠득이만은 “나 여기 없는디...”라며 그 말을 부정한다. 즉 공길과 장생, 육갑은 이미 현세에서 죽은 사람들이고 칠득과 팔복은 살아있는 사람임을 뜻하는 대사로써 그들이 가는 길이 저승으로 가는 길임을 암시하고 있다.

 

6. ‘왕의 남자’라는 제목 영화에서의 왕은 연산만이 아니라 장생을 함께 의미함. 마지막 줄타기에서 장생이 “내가 이 궁에 사는 왕이다”라고 하자 공길이 “왕의 얼굴 한번 보고 싶었는데 보니까 그 이유를 알겠다”라며 장생의 말을 긍정한다. 즉, 제목이 의미하는 왕은 연산과 장생, 둘 모두를 지칭하며 공길은 두 왕의 남자로 존재 가치를 갖는다.

 

‘왕의 남자’ 제작사 관계자는 “애초부터 영화의 의도는 열린 결말이었으므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관객들이 느끼는 것 모두가 그 자체로 정답일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