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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무대

강산21 2001. 4. 18. 00:12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방송은 우정의 무대......
그리고 시간은 흘러 하이라이트인 그리운 어머니 시간이되고...
"엄마가 보고플 때...." 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무대의 중앙에서 뽀빠이 이상용 아저씨가 무대뒤의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머니 어디에서 오셨어요."
"예, 저는 아들보러 강원도에서왔어요~"
특유의 이북발음이 섞인 강원도 사투리가 구수하다.
"어머니 오시는데 힘드셨죠.. 그래 얼마나걸리셨어요?"
"예 꼬박 하루 걸렸네요~"
"어머니 아들 보고 싶으시죠"
"예그럼요~"
연병장의 장병들이 어머니의 사투리에 웃음을 흘린다.
뽀빠이 아저씨는 연병장의 장병들을 향해 큰 소리로말한다.
"저 무대뒤의 분이 자신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대위로..."
그러자 수많은 장병들이 무대위로뛰어오르고....
하나 하나 줄을 맞추어 서는데...
한쪽으로 물러있던 뽀빠이 아저씨는 장병들의 곁으로 와서 이야기를나눈다.
"뒤에 있는 분이 어머니 맞습니까?"
"예! 저의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대한의 남아다운 씩씩한모습을 한 군인의 우렁찬 외침이다.
"어찌 자식이 어머님의 음성을 듣고 모르겠습니까?
저의 어머님이확실합니다."
"고향이 어디예요?"
"예 저는 서울입니다."
"예끼 이사람아 어머니는 강원도에서 오셨는데떽"
그러며 내려보낸다. 그 장병은 쭈뼛쭈뼛하며 무대 아래로 내려서고 장병들의 웃음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야기는계속된다.
"예! 저의 어머님이 확실합니다. 어제밤 꿈에 신령님께서
오늘 어머님이 오신다는 계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확실합니다."
그리고 다음사람...
"저는 어머님의 향기에 이끌려 이곳으로 올라왔습니다."
"어찌 자식이어머님이 오신 것을 모르겠습니까!
저의 어머님이 확실합니다."
그렇게 몇 명의 장병을 지나치고..
뽀빠이아저씨는
"아이고 이거 큰일났네, 어머니는 한분인데 서로 자식이라니..."
--하 하 하
하는 장병들의웃음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다음사람
뽀빠이 아저씨는 가슴의 이름을 보고
"그래 김일병도 뒤의 분이 어머니가확실합니까?"
"아닙니다. 뒤에 계신분은 저의 어머니가 아니십니다."
어쩐지 목소리에 힘이 없다.
"아닌데왜 올라왔어요."
"저의 어머니는 제가 군에 오기 일주일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장병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하고목소리도 우울하다.
그리고 전체의 분위기도 숙연해진다.
"아니, 그런일이 있었군요. 안됐습니다."
"그런데왜 올라왔습니까?"
"예, 저는 하늘나라에 계신 저희 어머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올라왔습니다."
"아! 그래요.어머니께서 지금 보고 계실까요."
"예 어머니께서 보시리라 확신합니다."
장병의 목소리는 약간 울먹이는 듯하고작아진다.
그러나 씩씩함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가슴 아프다.
"그래 지금은 아버지와 함께있습니까?"
"아닙니다. 아버지는 일찍이 돌아가시고 지금은 위로 형님이 두분 계십니다..."
장병의 뺨위로 눈물이흐르지만 손으로 훔치지도 않고 눈을 감으려
애쓰지 않는 모습이 더 안스럽다.
그때 뽀빠이 아저씨가
"그럼어머니께 한마디 하세요."
장병은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시선을 약간 위로 한채 씩씩하게 경례를붙인다.
"충성!"
"어머님 이 막내아들은 형님들이 잘 보살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군생활......"
잠시 말이 끊어진다.
눈물에 목이 매여 그러리라....
".... 열심히 하고 있으니아무 걱정마시고 편안히 눈감으십시오."
끝말은 거의 이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경례를 붙이는데 아무말이없다.
아니 이미 말을 할수 없게 되었다.
어깨가 들썩이는 것이 한없이 처량하다......

<따뜻한 세상만들기>는 작으나마마음을 나누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방입니다. 따뜻한 글을 싣고서로 좋은 글을 공유하며 자그마한 정성이라도 함께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이제 시작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칼럼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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