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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에게 감동먹었다

강산21 2002. 9. 17. 00:51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산이에게 감동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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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우리집 분위기는 말이 아니다. 여느 가정집 같지 않고 아예 도서관이라는분위기가 맞을 정도로 살림 도구들은 별로 없고 책만 잔뜩(먼지만 많이낀 그런 책들) 쌓여있을 뿐더러 책상 두 개에 컴퓨터 도합 3대에 책장만나열된 무미건조하게 생긴 집 구조에 대학원생 둘이 매일 눈이 빨갛도록책만 보고 살면서 밥때 되면 눈치없거나 뻔뻔하게 옆 동에 사시는 어머니집으로 달려가고 초등학교 2학년과 유치원 말년인 산이와 강이의 생활에는도통 무관심해서 산이 친구엄마에게 공부하는거 신경 좀 써주라는 조언을들으면서 사니 아이들이 요즘 뭘 생각하고 사는지도 잘 모를 정도가되고 말았다. 엄청 미안해 하면서도 마음만 있을 뿐이어서 눈치가 보이던차에 어젯밤에는 엄청 착한 아빠의 탈의 쓰고 잠자리에서 아이들과 대화를나누었는데 그 자리에서 들은 산이의 이야기에 이 아빠는 감동을 먹고말았다.

산이와강이는 엄청 착하다느니, 너희들 때문에 아빠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아느냐느니, 바빠서 못놀아주지만 사실은 마음은 엄청 많이 갖고 있다느니입에 발린 소리를 하면서 칭찬에 열을 올리고 나서 요즘 생각 나는 일이뭐 있냐고 물으니 산이가 말한다. 한달쯤 전에 아침 등교 시간에 횡단보도에서 있는데 어느 꼬마 아이가 집을 못찾고 헤매고 있는 것이 보이더란다.그래서 집이 어디냐고 물으니 우리 옆동을 말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학교 가야할 시간이긴 하지만 끝나고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할수도 없고해서 집에까지 데려다 주고 가느라고 학교에 지각을 했다는 것이다.지각했다고 선생님께 꾸중을 들으면서도 자세한 설명을 굳이 하지는않았는데 잠시 후에 그 꼬마 아이의 어머니가 학교로 전화를 해서 담임선생님에게 산이가 1반이 맞냐고 물으며 아침에 있었던 이야기를 전하며고맙다고 했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웃으시며 산이에게 꼬마 아이를 집에데려다 주느라 늦었으면 말을 하지 왜 안했냐고 묻기에 '그래도 지각은잘못이잖아요'라고 대답을 했더니 선생님이 '아이고 귀여운 녀석'이라고했다는 것이다.

그이야기를 듣는 순간 남이 들으면 별 일 아닌 듯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아빠의 마음에는 엄청난 감동이 온 것이다. 급한 와중에도 어려운 지경에있는 꼬마 아이의 입장을 배려해서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다는 것도 좋았지만잘한 일 그것을 빌미로 자신을 변증하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 감동을준 것이다. 내가 담임 선생님이라도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보면 기쁘겠다는생각이 들었다. 정말 기뻤던 것은 부모는 각기 자기 일에 바쁘기도 했거니와일일이 다 말해 주는 것이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이런저런설명이나 행동지침을 따로 주지도 않았는데 꼭 필요한 일을 했다는 것이었다.누군가의 필요를 채워 준다는 것에는 내 것이 비게 되거나, 더 채울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의미도 있는 것인데, 그것을 넘어선 것이기에참 좋은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아주오래 전 엄청 추운 겨울날 밤 신도림역에서 버스 막차를 기다리다가어느 취객이 길에서 비틀거리는 것을 보고선 갑자기 안타까운 마음이들어 개봉동까지 아주 힘겹게 데려다 준 일이 있었다. 물어물어 그 추운겨울날에 땀에 접어가며 막상 데려다 주었더니 그 가족이 술을 같이먹은 친구인줄 알고 엄청 욕을 해대는 바람에 아무 소리도 못하고 가리봉동까지밤새도록 떨며 걸어간 기억이 있다. 그날 이후로 취객을 보아도 적극적으로나서지 못하게 된 것이 사실인 나로서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찔릴수밖에 없었다. 현실을 잘 알기 때문에 나서지 못하는 비겁함과 현실을몰라서일 수도 있다 하더라도 나서서 구체적으로 행동으로 보인 아이의모습이 대비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필요를 채워 주는 작은 일을 하면서도결과나 그 이후의 일까지 생각하는 얕은 나로서는 훌륭한 교사를 만난셈이다.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참 좋은 미래를 허락하셨다는 생각에밤새 감사를 드릴 수밖에 없었다. 200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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