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안과이슈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신년 기자회견문 (1.14)

강산21 2010. 1. 17. 23:37

경기도교육감 신년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경기도민과 경기교육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교육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 국민 모두에게 짐을 지우던 교육이, 미래를 향한 ‘희망의 교육’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경기교육이 서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교육은 학생들과 가정의 오늘과 내일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과제입니다. 따라서 교육의 미래는 우리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오늘, 2010년 새로운 대한민국 교육의 출발을 선언합니다. 2010년은 공교육 개혁의 원년, 교육자치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 경기교육은 미래사회를 위한 진정한 교육의 가치를 구현하고, 학교가 갖추어야 할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육 양극화와 사교육비라는 높은 벽을 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학벌중심사회가 몰고 온 왜곡된 교육현장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새로운 시대, 창의적이고 민주적으로 성장하는 인재의 모습이 형상화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우리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경기교육을 통해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제시한 교육비전과 정책은 새로운 물줄기로 사회적 의제를 만들었습니다. 갈등은 고통스러웠지만 그 속에서 만들어진 성과는 소중하였습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무상급식이 첫 발을 내딛은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혁신학교에 대한 열망은 학교현장을 뜨겁게 달구고, 살아 움직이는 변화된 학교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경기도의 교육국 설치로 빚어진 논란은 교육자치의 원칙과 의미를 엄정하게 되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0년은 ‘교육의 희망점’이 될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가치교육, 책임교육, 교육복지 구현이라는 3대 교육적 지향을 기반으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학교 교육을 개혁하여 신뢰받는 경기교육, 희망을 주는 경기교육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혁신학교가 새로운 교육철학을 담은 학교의 기준과 모델을 제시할 것입니다.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등은 차별과 소외를 걷어내고 참된 교육을 실천하는 모델을 제시할 것입니다.

 

학력을 신장시키고, 가치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우리 교육청은 학생들의 진정한 학력신장을 올해 최우선 역점 과제로 설정하였습니다. 학교는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역량을 배우고 익히는 곳이며, 학생들은 진정 경쟁력 있는 학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배려와 돌봄의 삶을 이해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기대하는 것도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제대로 교육받으며 당당한 인재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런 학부모들의 바람도, 경기도교육청이 추구하는 교육적 지향도, 학생 한 명 한 명이 제대로 된 학력을 기를 때 완성될 수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에 대해서 많은 학부모,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것을 넘어서 그 열망이 들불처럼 퍼져가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스스로 만든, 학교혁신을 위한 자생적인 모임과 네트워크가 경기도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경기도교육청이 추구하는, 학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가치교육’과 학교가 교육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책임교육’의 가능성에 대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신뢰와 실천이 모이고 있는 증거입니다.

 

진정한 학력신장을 위해서는 학생중심의 사고를 통한 정규 교육과정의 강화, 교실수업의 혁신, 학교 문화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철학과 내용은 수업의 혁신, 학교문화의 변화입니다.

 

혁신학교 5개년 계획을 통해 일반학교의 자발적인 학교개혁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내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 네트워크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하여 학교마다 특성 있고 다양한 교육과정의 개발과 운영을 지원하겠습니다. 학생 선택권 보장,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미래사회의 핵심역량을 기르고, 창의적 상상력을 갖춘 아이들을 길러내는 교육, 진정한 가치교육을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교육 현장의 새바람,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겠습니다.

 

교육은 일선 학교현장이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배움을 일으키고 돌봄에 혼신의 힘을 쏟아 부울 때 학교가 변하고 교육이 살아날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학교 교육에 헌신하는 선생님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겠습니다. 연구와 수업능력, 학생과의 교육적 소통의지와 능력을 최우선으로 인사에 반영하여 모든 선생님들이 교육본연의 일에 매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일선 선생님들이 학교 교육과 수업개선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교장공모제를 확대 실시하겠습니다. 학교 운영 계획, 특히 학교의 교육과정 내실화와 교실 수업개선, 그리고 교육공동체와의 민주적인 소통의지를 고루 평가하여 학교공동체가 원하는 교장선생님을 직접 모실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이제는 연한에 따라 일정 점수만 취득하면 학교관리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바뀌어야 합니다. 체계적이고 우수한 학교경영을 위한 경험과 능력을 지닌 준비된 분이 교장선생님이 될 수 있는 교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교장 중임 심사를 강화하여 능력에 따른 임용뿐 아니라 학교 운영 성과에 대한 책무성을 중히 여기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교육행정서비스 개선을 위하여 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의 장학관, 장학사를 비롯한 전문직에 대하여 일선 교육현장의 역평가제를 도입하겠습니다. 교육청의 행정력이 학교 교육을 지원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정책의 질 관리를 철저히 하겠습니다.

 

진정한 돌봄이 이루어지는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학교는 차별과 소외를 극복하고, 모든 아이들이 미래 사회를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스스로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무상급식 5개년 계획을 통하여 2014년까지 도내 초중학생 전원에게 무상급식을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모든 학습준비물을 학교가 지급함으로써 의무교육 주체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며, 교육복지의 질을 한 차원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 문제를 학교가 책임지는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학교 보육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하고 내실을 기하는 동시에,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연계하는 ‘유-초 연계 edu-care' 제도를 시범 실시, 맞벌이 부부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경기도형 보육프로그램을 정착시키겠습니다.

 

또한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장애학생이 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특수학교와 학급을 증설하고, 장애학생 안전망을 도입하겠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돌봄이 이루어지는 학교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학생인권과 교권보호는 상호보완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인간의 삶의 가치를 이해하고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도록 돕는 학교문화는 미래의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기반이 됩니다. 두발이나 복장 규제로 대표되는 강압과 통제 방식만으로 창의적이고 민주적인 시민은 길러지지 못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폭력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일은 학생존중의 기본입니다.

 

학생인권조례 추진 정신은 학생들을 인격체로 존중하고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자기 선택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자신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것입니다. 강제적인 체벌이나 두발규제 등은 금지되어야 하며, 지켜야 할 규범들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한 학교공동체에서 논의되고 결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일부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 빚어지는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해 교권보호헌장을 제정하고, 교권보호 대책을 수립하여 교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교사의 권위가 더욱 굳건해지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학부모만족 교육을 실천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최고의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학부모 사부담입니다. 사교육비가 출산율마저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과도한 사교육비가 왜 발생하는지 문제의 근본을 살펴야 합니다.

 

고교다양화 프로젝트로 특목고나 자사고를 늘리는 정책이 입시 병목현상을 가속화하고 학교간 격차를 유발하여 사교육시장을 확대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고 있습니다. 또한 유·초·중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을 기형화시키고, 공교육 정상화를 어렵게 하여 많은 학생을 학습대열에서 낙오시키고 있습니다.

 

교육양극화가 빚어낸 교육외적 현실을 살피지 않고, 전수식 일제고사 형태로 지역간, 학교간, 학생간 서열화를 조장하는 정책은 교육현장을 더욱 어렵게 할 뿐입니다. 외고를 비롯하여 설립취지에 걸맞지 않고 교육현장을 왜곡하는 학교 다양화 정책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 되어야 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 개개인이 자신에게 맞는 진로와 진학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학교에서 언제나 전문적 수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선생님이 진로와 진학지도 전문가가 되도록 연수를 강화하겠습니다. 교육청이 책임지고 진로와 진학지도 자료를 제작하고 현장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학생의 진로문제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지원을 위하여 진로지원센터, 진학지도지원단 및 대학입시변화특별지원단을 통해 학부모, 교사 대상 연수를 확대하고, 2010년에는 특히 입시사정관제도에 관련된 학생, 학부모, 교사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학부모와 교사가 상호 교육적인 소통속에서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의 풍토를 되살리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학교 교육이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교사간의 신뢰를 창출하는 책임교육이 뿌리를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만족도를 높이는 학부모만족 교육을 실천하겠습니다. 교복공동구매가 정착되면서 학부모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경기도 전역에서 이미 애초 목표인 70% 이상 교복공동 구매를 달성하였으나 이는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교육자원봉사제도 활성화로 학부모의 교육 능력을 학교와 학생을 위해 봉사하고, 학부모 모니터링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교육정책에 반영하겠습니다.

 

교육개혁의 핵심과 주체는 교사입니다.

 

올바른 학교 교육 개혁은 정규 교육과정을 정상화하는 것이며, 이것은 교실 수업의 변화속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실 수업 개혁의 핵심은 선생님이며, 선생님의 자발적인 열정과 헌신성이 없이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선생님의 자발성과 헌신적인 노력은 선생님 스스로 교직에 대해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질 때 가능합니다.

 

먼저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신장하고 선생님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 학생을 가르치고 보살피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행정업무 경감조치를 단행하고, 선생님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풍토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교사로서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원능력개발 평가를 도입하겠습니다. 학부모뿐 아니라 동료들에게 상호 수업을 공개하고,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도 집중적인 지원을 할 것입니다.

 

교육자치를 강화하고, 학교를 지역사회 삶과 문화의 중심으로 만들겠습니다.

 

교육은 정치에 예속되거나 휘둘려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교육 자치를 침해하고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간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한 교육자치 실현이 왜곡되지 않도록 기관간의 권한과 역할에 대하여 분명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학교는 학생을 교육하는 역할을 넘어서 지역의 삶과 문화의 중심센터가 되어야 합니다. 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보육프로그램은 학교 내로 한정되어 지역사회와 단절되고, 프로그램 운영과 질적 수준 또한 재고되어야 합니다.

 

학교가 지역과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거버넌스’를 구성해야 합니다. 학교가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의 다층적 네트워크의 허브로 기능하여, 질 높은 프로그램으로 배움과 돌봄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학부모,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참여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지난해 시범실시라는 한계속에서도 도민 여러분의 참여를 통해 성공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던 ‘주민참여예산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주민의 세금이 주민에 의해 올바로 쓰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과 경기교육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교육은 교육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을 통해 가치와 본질을 구현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입니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한 무상급식이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올해 도서벽지와 읍면지역을 시작으로 첫 발을 내딛는 과정은, 비록 버겁고 힘든 과정이지만 원칙을 지킬 때만이 새로운 교육정책이 실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입니다. 혁신학교로 상징되는 학교 교육 혁신 또한, 교육적 원리와 원칙, 자발적 협력과 소통에 기반한 교육정책만이 교육현장을 바꿀 수 있음을 웅변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은 또한 우리 교육의 근원적 어려움인 대입제도와, 그것이 불러 온 교육적, 사회적 폐해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하여도 교육당국은 물론, 학계, 시민사회와 함께 바람직한 대안을 찾는 일에 우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입니다.

 

가치를 중시하고 책임을 다하는 교육, 참된 교육복지가 실현되는 학교교육 정상화 방안을 경기교육이 앞장서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교육개혁을 향한 도도한 변화의 움직임이 경기도에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믿습니다. 경기도에서 시작한 노력과 변화가 커다란 물결을 이루어 우리나라 무너지는 교육현장을 바로 세우는 튼튼한 희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그리고 교육가족과 함께 우리 교육의 새로운 지평과 역사를 열어나가겠습니다.

 

 

 2010년 1월 14일

 

 경기도교육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