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안과이슈

초대 주민직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취임사

강산21 2009. 5. 6. 17:36

초대 주민직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취임사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 가족 여러분! 오늘은 경기교육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오늘의 이 자리는 교육의 혁신과 아이들의 행복한 배움을 염원하는 경기도민 모두가 만들어주신 영광스러운 자리입니다. 무엇보다도 막중한 사명을 맡겨 주신 경기도민 여러분과 취임식을 빛내주기 위하여 참석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저는 먼저 제 임기동안 교육자적 양심과 무한한 책임감으로 경기교육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교육은 인간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통해 발전적 미래를 열어가는 역사적으로 중차대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여러 과제에 비추어 볼 때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육은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GDP에 대비해 학부모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매우 낮습니다. 부모의 소득수준이 아이들 교육수준을 결정하고, 교육이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보다 오히려 자기중심적이고 배타적인 경쟁만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교육의 모든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국 최대 교육인구를 갖고 있습니다. 농산어촌으로부터 대도시에 이르는 다양한 교육환경이 있습니다. 과밀한 학생 수에 비해서 예산과 교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열악한 교육여건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정성을 다하여 교육을 실천해 오신 경기 교육가족들의 그 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러한 열정이 있는 한 경기교육은 희망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 가족 여러분! 저는 경기도민의 교육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경기교육이 지향해야 할 기본 방향을 밝히고자 합니다. 경기교육은 기본이 튼튼한 창의적 인재의 육성을 지향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세계는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사회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법을 둘러싸고 커다란 혁신과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학교와 교육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미래의 인재 경쟁력은 지식의 총량만이 아니라 지식을 대하는 태도와 사람과 세상을 대하는 감수성, 그리고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나옵니다.

 

저는 경기교육이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학생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나눔의 기쁨과,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동성을 배워야 합니다. 학교는 단지 상급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기관으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및 정서적 발달을 지원하여 전인격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태도를 생활 속에서 체득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학교만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한 우리사회 모두에게 요구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교육이 행복한 학교, 차별 없는 교육복지를 구현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공교육은 모든 학생에게 최고의 기회를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모든 학생이 학교와 사회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각자가 지닌 능력과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을 학생에게 두는 학교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원하는 곳에서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지원해 가겠습니다. 공교육을 혁신하여 사교육비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교육에서 만큼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는 경기도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저는 참여와 소통의 교육문화를 지향하겠습니다.

 

학교와 선생님들이 지시나 행정적 절차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지성과 자율의 힘으로 움직이는 학교문화가 필요합니다. 형식적이고 전시적인 업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겠습니다. 교육행정의 중심을 생동감 넘치는 교육활동 지원에 두겠습니다. 교사, 학생, 학부모간에 진정한 교육적 소통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교육가족, 시민사회, 행정이 함께 협력하고 실천해갈 제도적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 가족 여러분! 저는 주어진 임기동안 말씀드린 경기교육의 기본방향에 입각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겠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업을 우선하여 실천해 가고자 합니다.

 

첫째, 새로운 공교육 정상화 모형인 혁신학교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확대해 가겠습니다. 그리하여 공교육체제 전반이 역동적으로 변화, 발전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과 학생 간의 신뢰 있는 만남을 통해 기본이 튼튼한 교육이 실현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교수-학습활동 활성화를 통하여 선생님의 열정이 살아나고, 창의성과 즐거움이 넘치는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둘째,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한국은 일인당 GDP 2만불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에 상응하는 교육복지제도가 확충되어야 합니다. 우선 아이들에게 친환경, 유기농 급식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안심하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소외계층과 맞벌이 자녀들부터 아침급식을 무상으로 제공해 나갈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 정부부처와도 가능한 모든 협력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고교입시 평준화를 요구하는 시민사회 의견을 수렴하여 평준화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객관적 타당성과 지역 여건에 맞는 학생배정 방안을 제시하겠습니다. 아이들이 입시경쟁과 학교 서열화로부터 벗어나서 보편적인 교육혜택을 받고 기초학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우리 경기 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을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새로운 교육을 실현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헌신적인 선생님, 의욕적인 학부모, 그리고 경험이 풍부한 교육 공무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도민의 교육복지 향상을 위해 지원하는 지방 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있습니다.

 

저는 임기동안 우리 교육이 당면한 문제에 대하여 경기도민과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겠습니다. 교육가족 여러분들을 믿고, 지방 자치단체와 지역사회의 지원을 통해서 힘차게 새로운 경기교육을 만들겠습니다. 혁신된 경기도 교육으로 대한민국 교육에 희망을 제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 5. 6   경기도교육감   김상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