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안과이슈

[경인일보] 김상곤 경기교육감 당선자 인터뷰 전문

강산21 2009. 5. 5. 11:46

 

 

 

김상곤 도교육감당선자 인터뷰
무한경쟁 탈피 학교중심·공교육 살리기 매진
2009년 05월 04일 (월) 김대현·문성호kimdh@kyeongin.com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자의 취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에는 물론 당선 이후에도 국제고 등 특목고 신설 재검토, 자율형 사립고 지정 반대 등 민감한 교육정책에 대해 정부 정책과 반하는 기조를 밝히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빚대어 "아이들을 무한경쟁에 내모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평등교육을 주장하고 학업성취도 평가 거부 등을 주장하고 있어 1년2개월간의 임기동안 교육과학기술부와의 마찰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반해 최근 초등학생들의 전면 무상급식과 아침급식 실시, 교복 공동 구매 등을 실현해 보이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 교육 수요자인 상당수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는 사인공세를 받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갖가지 기대와 우려속에 취임을 앞두고 있는 김 당선자에게 민감한 교육정책들의 구체적인 입장을 들어봤다.

※ 대담=최우영 사회부장

-화성·고양 국제고 신설에 대한 입장은.

"고양·화성 국제고 신설에 대해 현재까지 진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존중하고 인정할 것입니다. 그동안 '불명확하다'거나 '재검토'라고 일반적으로 표현한 것은 특목고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국제고도 특목고 설립 기준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봤을때 현재까지 진행된 부분은 인정하지만 시설 승인, 교과과정 승인, 입시요강 문제 등에 대해서는 왜곡된 부분이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학생 선발에 있어서도 화성시나 고양시 주민의 세금이 투여되는 학교에서 얼마나 지역 주민들을 위한 배려가 되고 있는지,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배려 등이 있는지 검토하겠습니다. 특히 운영에 있어서 재정적인 뒷받침을 위해 각 지자체의 운영비 부담이 필요하고 도교육청의 예산 문제도 종합적인 검토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견해와 도내 자율형 사립고 지정 이후 운영 계획은.

"자율형 사립고나 특목고 설립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분야에서는 특목고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보지만 신중하게 검토후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자사고 100개를 만들 계획이고, 1단계로 30개 정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경기도가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보면 도내에 신설될 학교 숫자를 계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경기도가 앞으로 공교육, 학교중심 교육으로 나가는데 있어 자사고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를 한후 원칙과 방향을 정해야 할 것입니다. 또 자사고를 지정하는데 있어 도교육청에서는 추진 의미나 영향에 대해 파악하고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입니다. 학부모 부담을 과도하게 요구하지 않고도 자립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학교에서만 신청할 수 있도록 자격을 엄격히 제한할 것입니다."

-안산·광명·의정부 등 도내 비평준화 지역 3곳을 평준화하겠다고 했는데 임기내 실현 가능성은. 또 3곳을 지정한 이유는.

"안산·광명·의정부 등 3곳의 우선 평준화 실시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1년2개월이라는 임기내 평준화 실시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지역 주민의 여론 수렴기간과 공청회 등 공식 절차를 밟아야 하고, 교육위원회와 경기도의회와의 합의도 있어야 합니다.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야겠지만 평준화에 대한 논의는 빠른 시일내에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고교 평준화는 공교육과 학교교육을 차별없는 교육으로 만들고 전체적인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는 길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또 의정부와 광명·안산시의 경우 이미 평준화를 실시하고 있는 지역과 도시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구수나 밀집도 등 평준화를 시행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공약사항으로 학업성취도 평가와 일제고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

"올 10월로 예정된 학업성취도 평가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체라는 점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교육행정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발전시킨 것은 교육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교육감 취임 이후 경기도가 내릴 수 있는 판단에 대해서는 교과부에 제안을 하고 협의를 해 나갈 계획입니다. 교육 선진국에서는 교육자치를 강조할 필요없이 당사자들, 주체들의 선택권이 상당부분 존중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교육자치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여온 것은 교육 주체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교육권에 대한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일제고사 방식의 학력평가, 그것도 대규모로 치러지는 시험은 선다형 문제 외에 다른 문제 유형은 출제할 수 없기 때문에 비교육적이라고 생각하는데는 변함이 없습니다."

-최근 경기교육발전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경기도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는데 선거기간 동안 주장했던 '반 MB교육정책'은 후퇴하는 것인가.

"정부의 원칙적인 교육 방침은 공교육 강화입니다. 따라서 세부사항에서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교육에 관한 근본적인 입장 차이는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교과부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도가 교육의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공감했고, 발전을 위해 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김문수 도지사와도 만나 경기교육 발전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취임후 도교육청 인사에 대해 내부적으로 기대와 우려가 큰데 기준과 시기는.

"모든 인사는 원칙에 입각해 실시할 것입니다. 또 현재 도교육청 소속 직원들의 전문성과 교육발전에 대한 애정을 믿고 있습니다. 안팎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현재까지 인사와 조직개편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고 있으며, 다만 현재 공석인 자리에 대해서는 우선 절차를 밟아 유능한 분을 임명할 계획입니다."

-지역교육청 교육장과 혁신학교 교장, 일반 학교 교장 등의 공모제 선발 입장을 밝혔는데 시기와 방안은.

   
"교육장과 혁신학교 교장은 공모제로 선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일반학교 교장까지 공모제로 확대하는 문제는 장기적인 과제로 여론 수렴후 판단할 것입니다. 경기교육이 공교육, 학교중심 교육으로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경기교육이 많은 발전을 해온 것은 일선 학교의 교장과 교감·교사들이 열심히 한 결과지만 선진교육에 비해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특히 학교 운영의 폐쇄성은 좀더 고쳐나가야 하기때문에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개방된 학교 운영 체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예전과 달리 학교운영위원회가 설립되고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부분들이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에 교육청 차원의 행정지원 시스템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교육장·교장 공모제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무상급식·아침급식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계획은.

"무상급식은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시급히 실시할 것입니다. 우선 올 2학기에는 농어촌과 도서, 소도시지역 초등학생 15만명에게 무상급식을 확대하고, 내년 1학기에는 재정자립도가 평균 이하인 도시지역 초교생 3만5천명과 농어촌 중·고생 1만7천여명으로, 내년 2학기에는 도내 초교생 88만명 전원에게 적용할 것입니다. 무상급식 확대에 필요한 예산은 모두 8천788억여원으로 도교육청은 1단계에서는 지난해 잉여예산을 활용하고, 2단계에서는 예산절감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 3단계에서는 자치단체들과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는 '매칭펀드' 방식으로 재원을 확보할 것입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충분한 영향을 보충해 건강을 지켜주는 것은 교육이 해야할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농산물을 사용해 급식을 공급하게 되면 농촌 공동체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국제高 학생선발등 종합검토"
ⓒ 경인일보(http://ww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