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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盧의 사람인 것 부끄럽지 않다"

강산21 2009. 4. 9. 22:51

유시민, "盧의 사람인 것 부끄럽지 않다"

시국강연 당분간 중단, 최선을 다해 한 시대를 산 자부심 있다고 밝혀

김태일, info@humanpos.kr

등록일: 2009-04-08 오후 6:21:07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강연 중단을 알리는 글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최근 <후불제 민주주의> 출간 이후 저자강연회, 저자사인회, 저자간담회 등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던 중이었다.

유 전 장관은 "저를 믿고 강연 준비를 했던 여러 대학 학생회 임원들과 서점의 관계직원 여러분께 충심으로 사과드리며 너그러운 양해를 청한다. 제 강연을 기다렸던 여러 지역의 시민들께도 마찬가지로 사과드린다"며 일체의 강연 스케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강연 중단 이유에 대해서는 "신문 방송이 그 뉴스(노무현 전 대통령 뉴스)로 뒤덮이고 검찰이 소환 날짜를 고르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시민과 대학생들에게 시국강연을 하고 다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사과문이 강연 중단의 원인임을 직접 언급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의 일에 대해 "많이 아프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진실을 알지 못한다. 정책이나 정치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님 내외분의 개인적인 일이어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지도 못하며, 따라서 아직은 어떤 규범적 판단을 내릴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글 말미에 유 전 장관은 "그분과 함께 최선을 다해 한 시대를 살았다는 자부심은 버리지 않겠다"며 "한 점 잘못도 없는 성인군자인줄 알고 존경했던 것이 아니므로, 내가 모르던 흠이 더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할지라도 특별히 서운한 마음을 가질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혀 만약 노 전 대통령이 흠이 있다하더라도 정치적인 지향을 같이한 입장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동지적인 믿음을 내비췄다.

마지막으로 유 전 장관은 "이 모든 일들에는 무슨 뜻이 있을 것이라 믿으며, 노무현 대통령님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의연하게 이 풍파를 헤쳐나가시기를 기원한다"는 말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위로와 안타까움을 전했다.

유 전 장관의 강연 중단으로 인해 본보에서 생중계 예정된 '인터파크, 독자와의 만남 - 유시민 편'도 취소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문] 유시민 "그분과 함께 한 시대를 살았다는 자부심은 버리지 않겠습니다"
그분과 함께 한 시대를 살았다는 자부심은 버리지 않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시민입니다.

그 동안 여러 지역의 대학과 서점에 강연 갈 때마다 함께 해주신 시민광장 회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젠 강연을 접어야 하겠습니다.

경북대 강의와 다른 대학, 대학원의 정규교육과정 일부로 편성되어 있는 비정치적인 특강을 제외한,불특정 다수의 시민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시국강연이나 <후불제민주주의> 저자강연회, 저자사인회, 저자간담회 등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이곳 시민광장에 걸려 있는 제 강연 일정표도 모두 내릴 것입니다.

저를 믿고 강연 준비를 했던 여러 대학 학생회 임원들과 서점의 관계직원 여러분께 충심으로 사과드리며 너그러운 양해를 청합니다. 제 강연을 기다렸던 여러 지역의 시민들께도 마찬가지로 사과드립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 내외분과 관련한 뉴스를 모두들 알고 계시겠지요. 신문 방송이 그 뉴스로 뒤덮이고 검찰이 소환 날짜를 고르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시민과 대학생들에게 시국강연을 하고 다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의 진실을 알지 못합니다. 정책이나 정치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님 내외분의 개인적인 일이어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지도 못하며, 따라서 아직은 어떤 규범적 판단을 내릴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모든 진실이 드러나리라 생각합니다.

그때까지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관련 내용이 포함된 강연은 자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요 참여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국강연을 중단하기로 한 것입니다.

많이 아픕니다.

그러나 그분과 함께 최선을 다해 한 시대를 살았다는 자부심은 버리지 않겠습니다. 한 점 잘못도 없는 성인군자인줄 알고 존경했던 것이 아니므로, 내가 모르던 흠이 더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할지라도 특별히 서운한 마음을 가질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 모든 일들에는 무슨 뜻이 있을 것이라 믿으며, 노무현 대통령님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의연하게 이 풍파를 헤쳐나가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