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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MB정부 탄생은 한나라당도 낚인 것"

강산21 2009. 3. 25. 23:44

유시민, "MB정부 탄생은 한나라당도 낚인 것"

지난 1년 보다 더한 암흑기 올수도..질기게 긴호흡으로 희망 가져야

김태일, info@humanpos.kr

등록일: 2009-03-25 오전 5:06:08

 
▲ <후불제 민주주의> 출간 이후 첫 공식 강연 및 독자와의 대화를 하고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지난 24일 서울 대방동 소재 서울여성프라자 아트홀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출간기념 강연 및 독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온라인 서점 YES24에 참여 신청한 독자 1500여 명중에 300여 명을 초청하여 정치인 유시민에서 시대를 고민하는 논객 유시민의 첫 고민을 엮은 책 <후불제 민주주의> 출간 기념행사로 준비된 강연 및 독자와의 대화였다.

유 전 장관은 30여 분 가까이 간단한 집필배경을 설명한 뒤 1시간 넘게 독자와의 토론형 대화를 이어갔으며 정국 현안과 미래 정치에 대해 거침없는 입담을 쏟아냈다.

독자와의 대화에 앞서 집필배경에 대한 설명에서 유 전 장관은 "새로운 책을 금년에 하나 더 쓸 계획이다. 후불제 민주주의가 권력과 정치 · 민주주의 · 역사 같은 내용이면 새책은 지식 · 지식인 · 지식인이 담은 책 등등에 관한 책을 구상하고 있다. 개정판과 신간 두 권을 기획하고 있다. 경북대 강의와 특강 등으로 살 예정이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새로운 정치 참여 의사 밝혀

유 전 장관은 정치복귀와 관련하여 "정치를 절대 안하겠다는게 아니다. 정계복귀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에 참여할 생각이다. 정치 떠난다 한 적 없다. 활동할 공간이 없었을 뿐이다. 단지 정치공간이 아닌 글쓰는 공간, 강연 공간에 있을 뿐이다. 어느 순간에서 새롭게 정치에 참여할 상황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할 것이다. 새롭게 할 것이다. 원점에서 생각할 것이다"라고 말해 새로운 정치공간이 열리면 참여할 뜻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1시간 넘게 이어진 독자와의 질문과 답변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 당시 의사협회와의 관계, 국회의원 당시 이라크 파병 찬반 관련, 민주당과 정권창출에 대한 생각, 복지가 시장논리로 가는 것이 맞는지,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 등의 질문과 함께 유아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참여정부는 신자유주의 정부 아니다

유 전 장관은 이라크 파병과 참여정부의 정체성에 대해 "원칙을 훼손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뒤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서 참여정부를 신자유주의(정부), 대미종속(정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말은 아니다"고 말해 참여정부가 신자유주의 정부가 아님을 역설적을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덧붙여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경직된 도그마를 지키는 것이 아니다. 원칙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 (예를들어) 한반도의 평화나 한반도 평화를 도모하는데 필요한 우호적인 관계 · 한미일간의 원만한 협상 등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외교군사분야의 최고가치라고 생각한다"며 참여정부의 외교는 현실적인 전략적 선택을 잘했다고 자평했다.

민주당은 MB의 역주행 견제 일정 기여, 그러나 시대정신 약해

또한 유 전 장관은 과거 민주당을 불임정당이라 표현한 것에 대해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여 정치 재개를 위해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유 전 장관은 "민주당 이야기를 하기 조심스럽다"고 운을 뗀 뒤 "MB정부의 난폭한 역주행에 대해 일정정도 힘들게 견제를 하고 있는데 힘빼는 말을 하기가 그렇다. 조심스럽지만 적대적인 표현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안타깝고 안스럽다. 혼과 기가 빠져 있는 것 같다. 시대정신을 가진 야당이 되길 바란다" 등으로 과거보다는 한 발 물러선 평가를 내놓았다.

박연차 사건은 구 정권 탄압

유 전 장관은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된 현 정국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친노 실세에게 돈 주었다는데 나는 받은게 없으니 나는 친노가 아니었는가 보다"며 자신을 빗대어 박연차=친노 부패로 몰고 가는 구도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시했다.

유 전 장관은 "이같은 시련이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본다"며 "강연 다니다 옛날 통장까지 보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거래내역을 다시 한 번 살펴본다. 그러나 국민이 (현 정권을) 불합리한 선택을 통해 선출했지만 국민은 불합리한 선택도 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 현 정권의 구 정권에 대해 표적사정에 대한 부당함을 역설적으로 피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일한 것은 영광이자 행운이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열심한 분이고 좋은 분이다. 할려고 한 것을 능력이 부족해서 다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힘 닿는 만큼 성의껏 국민을 위해서 국민이 맞겨준 권한을 가지고 합법적으로 적법하게 노력한 분으로 생각한다"고 소회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모시고 일한 것이 부끄럽지 않다는 정도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영광이었고 제 삶에서 그런 지도자를 모시고 몇 년간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이 굉장히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하고 매우 가치있는 시기였다고 자부한다"고 말해 독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MB정부 탄생은 한나라당도 낚인 것, 국민은 희망 버리지 말아야

마지막으로 한 독자가 정치적 희망을 말해달라는 주문에 대해 유 전 장관은 "(MB정부를 선출한 것은) 국민들이 속았을 수도 있고 (속된 말로) 낚였다고도 할 수 있다. 한나라당 조차도 낚인 것이다. 747 · 대운하 이런것에 낚인 것이다. 한나라당이 너무나 역정권 교체를 원했고 누구던지 이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강한 소망 때문에 그것에 부응한 후보인 이명박 후보를 선출했다"고 전제하고 "747 · 대운하는 말도 안되는 공약이지만 관심과 지지를 받고 1등 했다.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을 깨고 나올 수 있는 것은 국민 자신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희망은 있다. 견뎌나가다 보면 좋은 날이 올것이다. 진짜 죽고 못살 것 같으면 진보진영도 뭉칠 것이다. 지금은 그나마 견딜만 하니까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이 각각 활동하지만 정말 못견딜만 하면 그때는 대책이 생길 것이다. 밀물이 들어오면 진보세력도 함께 뜰것이다"며 "지난 1년간 벌어진 일보다 더한 일도 벌어질 수 있지만 우리는 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는 희망을 가지고 호흡을 길게하고 질기게 가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