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교육감 당선, 수도권서 현정부 교육정책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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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성남·고양 등 대선 與 압승 지역서 완승
김상곤 후보의 경기교육감 당선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적 민심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김 후보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개혁 성향 시민·사회단체의 지원을 받는 진보 단일 후보로서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정면으로 뒤집는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경쟁과 자율만능의 ‘MB표 교육개혁’에 대한 반대여론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아울러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했던 수도권 선거에서 야당 성향의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내년 지방선거 등 향후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는 초반부터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지키려는 김진춘 후보와 ‘반 MB 교육’을 전면에 내건 김상곤 후보의 ‘보·혁 대결’ 양상을 보였다. 김상곤 후보는 진보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지를 받으며 ‘범민주 개혁후보’를 표방했다. 그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반면 김진춘 후보는 ‘이명박식 교육정책’을 계승하겠다며 보수세력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애국단체 총연합회 등 102개 보수단체도 그를 범보수 단일후보로 추대했다. 한나라당 안상수·임태희·차명진 의원 등도 유세지원에 나섰다.
선거 결과는 김상곤 후보의 여유있는 승리였다. 특히 그는 지난 총선까지 한나라당이 완승했던 수원·성남·안양·안산·부천·고양·의정부 등 서울을 에워싼 대도시에서 모두 김진춘 후보를 눌렀다. 경기의 ‘강남’으로 꼽히는 성남시 분당구에서도 끝까지 각축을 벌여 500여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 탄생과 한나라당 과반의석의 든든한 기반이던 수도권의 민심 변화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나라당 성향의 후보가 수도권 광역선거에서 패한 것은 1998년 경기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의 임창렬 후보에게 패한 이후 처음이란 점도 주목된다. 민심 이반을 확인한 여권 입장에선 당장 내년 지방선거부터 걱정거리로 등장했다.
야당은 선거결과를 ‘가뭄 속의 단비’로 반색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MB 정권에 대한 심판이 시작됐다”고 평가했고, 교육부총리 출신의 김진표 최고위원은 “MB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번 선거는 교육에서 혁명적 사변”이라며 “권력자들이 학부모, 학생의 애환과 고통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심판받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예상밖의 패배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낮은 투표율을 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투표율이 12%대에 그쳐 민의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의심스럽지만 선거 결과를 존중한다”고 논평했다. 수원 장안의 박종희 의원은 “경기지역 의원들이 김진춘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한 만큼 당 차원에서는 아픈 결과”라면서도 “낮은 투표율 등을 감안하면 민주당이 이번 결과를 자신들의 승리로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라고 말했다.
<박영환·장관순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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