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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이러단 MB정권, 심각하고 불행한 상황 맞아”

강산21 2009. 4. 4. 10:44

유시민 “이러단 MB정권, 심각하고 불행한 상황 맞아”
“말 안듣는 사람 잡아넣는걸 법치주의로 착각” 지적도
입력 :2009-04-03 10:22:00  
[데일리서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3일 민주당에 다시 입당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이날 BBS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과 전화 인터뷰
에서 "저는 민주당이 되기 전에,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열린우리당이 없어지고 그 때 잔류 민주당하고 통합해서 지금의 민주당이 되기 전 단계에서, 그런 흐름에 대해서 좌절감을 느끼고 당을 나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정치활동 재개문제에 대해 "계속 안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면서도 "글쓰는 사람으로서, 대학에서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국민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현 정부에 대해서, 역사에 대해서 발언하는 것은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법치주의라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법 잘 지켜라, 이걸 말하는 것이 아니고,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통치하라 그런 뜻"이라면서 "법치주의의 반대말은 무질서가 아니고 인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전 장관은 "지금 정부는 대통령 말 안 듣는 사람 감옥에 잡아가두는 걸 법치주의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그것 때문에 심각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이렇게 되면 다른 외국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부당한 국가 권력, 또는 권력을 부당하게 남용하고 오용하는 정치 권력에 대해서 국민들이 투쟁하는 그런 과정을 거쳐서 다시 한 번 법치주의의 기본을 세울 수밖에 없는 그런 국면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 국가적으로 심각하고 사회적인 에너지 낭비가 심한 불행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권용진 기자

다음은 유시민 전 장관의 인터뷰 전문.

김재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유시민 전 장관: 안녕하십니까?

김재원: 저자로서 만나니까 색다릅니다.

유시민 전 장관: 네.

김재원: 그 동안에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유시민 전 장관: 그냥 경북대학교에서 경제학 강의하고 여기 저기 대학가에 특강요청 있으면 다니고, 나머지 시간은 책 읽고 그렇게 보냈습니다.

김재원: 돌베개 출판사에서 최근 펴낸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책이 어떤 내용인지 간단히 소개 좀 해주세요. 우선 책 제목부터 조금 특이한데요.

유시민 전 장관: 네, 우리가 민주주의 국가죠. 헌법에 1948년도부터 국민이 주권자고 이런 내용들이 다 들어있는데 잘 안 지켜지지 않습니까. 민주주의라는 게 헌법과 제도만 바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실제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이라든가 가치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사후적으로 있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후불제 민주주의란 제목을 붙였습니다.

김재원: 헌법이 규정하고 있더라도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그 헌법 가치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도 후불제 민주주의다 그 말씀이시네요.

유시민 전 장관: 네. 우리 헌법은 우리가 직접 시민혁명을 해서 만든 것이 아니고, 이제 19세기 이후에 그런 국민 주권주의랄까, 이런 것들이 확산되는 세계사의 흐름을 타고 미군정 하에서 유럽과 미국의 것을 복제해서 가지고 들어온 것이거든요. 어느 국민이든 이런 좋은 헌법이 담고 있는 좋은 가치나 권리를 국민들이 특별히 자기 힘으로 노력하고 경험을 쌓지 않고 이렇게 되기는 어렵다, 그런 뜻입니다.

김재원: 결국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는 어쨌든 정비가 좀 되어 있지만 이를 운용해야하는 시민의식, 시민의 권리의식이 필요하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유시민 전 장관: 네, 뭐 한 편에서는 자기 자신이 국가의 주권자라는 그런 국민들의 주권 의식도 좀 부족한 면이 있구요. 그리고 그 주권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고 나의 행복을 해서 사용해야 하느냐는 그런 경험이나 요령, 이런 것들도 부족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권력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 법치주의인데, 민주주의이고. 권력 가진 사람들이 때로 이런 헌법의 기본적인 상식을 잘 모르거나 지키지 않는 면도 또한 있고 그렇습니다. 양 쪽으로 문제가 있죠.

김재원: 권력자와 시민, 동시에 이런 주권 의식과 자신의 권력의 행사방법, 절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유시민 전 장관: 네.

김재원: 이런 의식이, 법이나 제도보다 의식이 뒤따르지 못한 원인은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유시민 전 장관: 그것은 아직 우리가 민주주의를 한지 아직 얼마 안 되어서 그렇죠. 우리가 헌법을 도입한 게 한 60년 정도 되었구요. 아시다시피 이승만 대통령이나 박정희 대통령 이런 분들이 헌법을 안 지켰지 않습니까. 국민들이 실제적으로 국민 주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은 이제 한 20년 정도 밖에 안 되었습니다. 자동차 운전문화도 시간이 지나야 갓길 타는 사람 없어지고 서로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거처럼 민주주의 문화라는 것도 하루 아침에는 안 되죠. 제도를 가지고 들어와도 그 제도가 우리 게 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고, 아직 60년 가지고는 많이 부족하다 이렇게 볼 수 있죠.

김재원: 시간이 부족하다, 이런 말씀하시니까 그러면 조금 비관적인 생각이 들거든요. 당분간 이것이 어떻게 해결될 전망이 불투명하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유시민 전 장관: 지금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정치 권력, 정부, 대통령, 장관 이런 사람들이 흔들고 이런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그래도 괜찮은 거처럼 생각하는 이런 것들이 극복되려면 시간이 아직 많이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재원: 우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법치주의인데요. 법과 절차, 제도화된 법과 절차에 의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이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막상 현실을 보면 당장 국회라든가 또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정치 현안들도 결국에는 법치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법치주의, 우리나라에서 적정한 절차와 제도화가 되기 위해 어떤 측면의 노력이 필요할까 하는데 대해서 말씀 좀 해주시오.

유시민 전 장관: 법치주의라는 것은 굉장한 갈등과 투쟁의 산물입니다. 그러니까 인류 역사에 문명사 만년 정도 되는데요. 그 만년 중에서 9700년 정도는 권력 가진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재산을 뺐기도 하고 잡아 가두기도 하고 그런 시대였습니다. 이제 한 300년 정도 오래된 나라들이 그렇게 못 하게 되어 있죠. 법에 따라서 하도록. 우리 경우는 이제 한 20년밖에 안 됩니다. 그러면 법치주의라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법 잘 지켜라, 이걸 말하는 것이 아니구요.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통치하라 그런 뜻입니다. 법치주의의 반대말은 무질서가 아니고 인치입니다. 자의적인 통치. 그래서 우리 헌법과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법치주의의 정신이나 절차는 권력 가진 사람이 주권자인 국민에 대해서 국민의 기본권이나 자유를 제한하고자 할 때, 헌법과 법률이 이야기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서 하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보면 법치주의를 대통령 말 안 듣는 사람 감옥에 잡아가두는 걸 법치주의로 착각하고 있죠. 문제가 그것 때문에 심각해지고 있다, 이렇게 봅니다.

김재원: 책 내용에 보면요. 이명박 정부가 문명 역주행을 하고 있다, 이렇게 쓰고 있는데요. 이것이 결국 인치라는 의미이신가요?

유시민 전 장관: 인치라는 의미도 있구요. 인치 이전에, 인치는 자의적인 통치죠. 기분에 따라서 이해 관계에 따라서 자기 권력 가진 사람의 주관적 가치 기준에 따라서 마음대로 하는 것이 인치인데요. 지금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보면 헌법이 최고 위에 있는 법률이라는 인식이 아예 없는 거 같습니다. 예컨대 군 법무관들이 불온서적 목록에 대해서 헌법소원 냈다고 해서 파면했거든요. 이게 파면한 근거가 국방부 규정인데, 국방부 규정이라는 것은 헌법 밑에 법률, 법률 밑에, 시행령 밑에 규칙이 있고 그 밑에 지침인데, 서너 단계 위에 있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군인과 민간인 불문하고 보장하고 있는 권리를 국 법무관이 누린 것에 대해서 아주 하위 하위 규정인 국방부 규정을, 내부 규정을 가지고 파면한 것이거든요. 이런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어서, 헌법이 최고법이라는 의식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이렇게 되면 다른 외국에서도 그랬던 거처럼 부당한 국가 권력, 또는 권력을 부당하게 남용하고 오용하는 정치 권력에 대해서 국민들이 투쟁하는 그런 과정을 거쳐서 다시 한 번 법치주의의 기본을 세울 수밖에 없는 그런 국면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 국가적으로 심각하고 사회적인 에너지 낭비가 심한 불행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김재원: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한다라고 책에서 주장한 내용도 비슷한 맥락인가요?

유시민 전 장관: 그렇죠. 우리 문명사라는 것은 인간의 자유도가 높아져 온 역사거든요. 그러니까 불합리한 사회 제도로부터 사람이 해방되고 물질적인 결핍으로부터 해방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 정부가 보면 불합리한 사회 제도로부터 인간의 해방, 자유의 증진,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국민 개개인의 자유를 속박하고 국민을 겁주고, 그리고 헌법이 규정한 기본권 행사를 제약하는 쪽으로 지금 사회를 몰고 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단순히 정치 행태 상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명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뒤로 돌리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의견이 다른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제 생각이죠.

김재원: 의견이 같은 분도 많으실 거에요.

유시민 전 장관: 그렇습니까.

김재원: 참여 정부에 대해서 회고하는 내용도 많은 거 같은데요. 아쉬운 점이 많으시겠어요.

유시민 전 장관: 네. 뭐 아무래도 저희가 국민들께 충분히 잘했다 이런 만족감을 못 드리고, 못 해드린게 제일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겠죠.

김재원: 어느 정권이든 국민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유시민 전 장관: 그래도 당사자로서는 그런게 아쉽고 죄송하고 그렇죠.

김재원: 열린우리당이 결국 민주당으로 복귀한 것이나 다름 없거든요, 현재 정치상황이요. 현재 민주당에 대해서 어떤 기대 하고 계신지요?

유시민 전 장관: 지금 민주당에 별다른 기대를 안 하고 있습니다. 기대를 해도 그런 기대가 충족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서, 더 이상 민주당이 이렇게 해야 된다, 저렇게 해야 된다, 이런 기대를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안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재원: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민주당에 복귀를 하신단 생각도 없으신 거 같아요.

유시민 전 장관: 저는 민주당이 되기 전에,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열린우리당이 없어지고 그 때 잔류 민주당하고 통합해서 지금의 민주당이 되기 전 단계에서 그런 흐름에 대해서 좌절감을 느끼고 당을 나왔습니다. 나왔고 그렇기 때문에 이 당이 제가 예측했던 거 하고 다른 방향으로 갔으면 모르겠는데 예측한 방향으로 갔기 때문에 다시 거기 갈 이유는 없죠.

김재원: 개인적으로 유시민 전 장관님 저의 고등학교 선배이시기도 한데요. 앞으로 정치 활동 계속 하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간단한 포부 말씀 전해주시고 아울러 방송 청취하는 국민들께도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유시민 전 장관: 아, 네. 저는 지금 정치 활동을 안하고 있습니다. 안 하고 있고 다시 할지도 지금으로서는 모르겠습니다. 계속 안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습니다. 계획이 없고 글쓰는 사람으로서, 대학에서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국민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현 정부에 대해서 역사에 대해서 발언하는 것은 할 겁니다, 글도 쓰고 그러나 특별히 정치권으로 다시 들어가야 했다, 이건 제가 활동할 정당도 없고 지금 그렇다는 말씀드리구요. 국민 여러분께서 좋은 가치 지향을 많이 담고 있는 우리 헌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살펴보시고 우리가 서로 의견이 많이 다르고 사회가 분열되어 있을 때는 우리 국민 모두가 합의한 역사적인 헌법의 규정으로 돌아가서 문제를 보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해서 좋다, 우리 모두 헌법 공부 합시다, 그런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