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정면돌파'선언 …공방 장기화 예고
"박연차의 '특별한 사정' 밝히는 부담 감수"
기사입력 2009-04-12 오후 5:21:42
아내와 아들이 연달아 검찰에 소환 조사를 받은 12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다"며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기정사실로 보도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몰랐다'면 의문이 가겠지만 중요한 것은 '증거'"
그는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라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의 주장대로라면 연철호씨가 받은 500만 달러는 정상적 투자금이라 해명조차 필요없는 사안이고 나머지 100만 달러와 별개의 3억 원은 권양숙 여사가 자신 모르게 받은 돈이다.
이 말대로라면 노 전 대통령의 법적 책임은 전혀 없다.
그는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하다"면서 "그래서 이렇게 민망스러운 이야기 하지 말고 내가 그냥 지고 가자고 의논도 해보았지만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는 것이다"면서 "그래서 참 구차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일반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듯 "'몰랐다니 말이 돼?'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상식에 맞는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증거다"고 말했다.
"민망하겠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그는 "(자신의 부탁을 받고 돈을 줬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연차 회장에 대한 외압 의혹을 제기한 것. 노 전 대통령은 "저는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 회장이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남지 않은 상황'은 현 정부의 임기 말이나 되야 가능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물론 향후 재판부와 노 전 대통령 측의 공방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권 여사가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그것을 직접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증거가 잡히긴 매우 어렵다.
노 전 대통령은 "그 동안 계속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구차스러울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성실히 방어하고 해명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난 여론은 감수하고 가겠다는 이야기다.
특유의 정면돌파 선언, 사태 장기화될 듯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는 최근 "스타일을 알지 않냐"면서 "사실인 것은 인정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맞설 수 밖에 없다"고 전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이처럼 '정면돌파'를 선언한 이상 상황은 상당히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측근인사들의 손발이 묶여있고 민주당도 '노무현 색깔빼기'에 한창인 마당에 노 전 대통령 옆에는 소수의 측근인사들과 인터넷을 중심으로한 지지자들 밖에 없다.
고비고비마다 고립을 자초하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던 노 전 대통령의 스타일이 다시 한 번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정국 구도가 상당히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문.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도 민망한 일이라 변명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언론들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놓아서 사건의 본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재는 주로 검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기정사실로 보도가 되고 있으니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민망스러운 이야기 하지 말고 내가 그냥 지고 가자. 사람들과 의논도 해 보았습니다.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라는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된 것은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참 구차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습니다.
'몰랐다니 말이 돼?'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상식에 맞는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도를 보니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입니다. 참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동안 계속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구차스러울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성실히 방어하고 해명을 할 것입니다.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제가 당당해질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일단 사실이라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9년 4월 12일
노무현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기정사실로 보도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몰랐다'면 의문이 가겠지만 중요한 것은 '증거'"
▲ 노 전 대통령이 정면돌파를 선언했다ⓒ사람사는세상 |
그는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라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의 주장대로라면 연철호씨가 받은 500만 달러는 정상적 투자금이라 해명조차 필요없는 사안이고 나머지 100만 달러와 별개의 3억 원은 권양숙 여사가 자신 모르게 받은 돈이다.
이 말대로라면 노 전 대통령의 법적 책임은 전혀 없다.
그는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하다"면서 "그래서 이렇게 민망스러운 이야기 하지 말고 내가 그냥 지고 가자고 의논도 해보았지만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는 것이다"면서 "그래서 참 구차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일반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듯 "'몰랐다니 말이 돼?'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상식에 맞는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증거다"고 말했다.
"민망하겠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그는 "(자신의 부탁을 받고 돈을 줬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연차 회장에 대한 외압 의혹을 제기한 것. 노 전 대통령은 "저는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 회장이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남지 않은 상황'은 현 정부의 임기 말이나 되야 가능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물론 향후 재판부와 노 전 대통령 측의 공방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권 여사가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그것을 직접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증거가 잡히긴 매우 어렵다.
노 전 대통령은 "그 동안 계속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구차스러울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성실히 방어하고 해명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난 여론은 감수하고 가겠다는 이야기다.
특유의 정면돌파 선언, 사태 장기화될 듯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는 최근 "스타일을 알지 않냐"면서 "사실인 것은 인정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맞설 수 밖에 없다"고 전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이처럼 '정면돌파'를 선언한 이상 상황은 상당히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측근인사들의 손발이 묶여있고 민주당도 '노무현 색깔빼기'에 한창인 마당에 노 전 대통령 옆에는 소수의 측근인사들과 인터넷을 중심으로한 지지자들 밖에 없다.
고비고비마다 고립을 자초하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던 노 전 대통령의 스타일이 다시 한 번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정국 구도가 상당히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문.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도 민망한 일이라 변명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언론들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놓아서 사건의 본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재는 주로 검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기정사실로 보도가 되고 있으니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민망스러운 이야기 하지 말고 내가 그냥 지고 가자. 사람들과 의논도 해 보았습니다.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라는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된 것은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참 구차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습니다.
'몰랐다니 말이 돼?'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상식에 맞는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도를 보니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입니다. 참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동안 계속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구차스러울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성실히 방어하고 해명을 할 것입니다.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제가 당당해질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일단 사실이라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9년 4월 12일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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