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민신문^^

반듯한 교육감이 필요하다

강산21 2009. 3. 16. 10:24

반듯한 교육감이 필요하다.
김성현      

4월 8일은 경기도교육감 선거일이다. 이전까지는 학교운영위원들에 의한 간접선거 방식으로 교육감을 뽑았지만 지난 2006년 지방자치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을 주민직선으로 뽑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부터는 전국의 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기에 행정적인 소모를 줄일 수 있게 되겠지만 과도기적 조처로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경우 직선제로 뽑기로 하여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 이전에 별도의 선거를 치르는 마지막이 된다.

새로 선출될 경기도교육감의 임기는 2009년 5월 6일부터 2010년 6월 30일까지 1년 1개월 25일이다. 만약 새 교육감이 통합선거에 출마할 경우 60일 전부터 직무가 정지되기에 잔여임기는 1년에서 5일이 모자라게 된다. 예상되는 선거비용은 무려 500억원으로 이 정도 비용이면 100개 학교의 화장실 현대화, 장애아동 엘리베이터 500개 설치, 빈곤아동 10만명 1년 급식비와 맞먹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 의회가 지난해에 경기도 교육감 선거를 하지 말자는 개정건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지만 결국 선거는 치러지게 됐다.

도 교육감 선거비용, 500억원으로 빈곤아동 10만명 1년 급식비와 맞먹는 비용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들여가면서라도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이제 이에 대한 바른 이해와 관심으로 교육적이고 반듯한 교육감을 선출하는 것이 경기도민들의 몫일 것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도민에 의한 직선제에 따라 공직선거법의 준용을 받기에 경기도지사와 같은 선거방법으로 산출된 후보 1인당 선거비용제한액이 36억 1천 6백만원에 달한다. 도민들이 무관심으로그냥 지나갈 만한 선거가 아니라는 말이다.

사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국회의원이나 경기도지사보다 훨씬 중요한 자리가 교육감이라는 자리다. 경기도 권역 안의 수 만 명에 이르는 교직원에 대한 인사권한을 가지며, 수조원대의 교육관련 예산의 집행권한도 갖고있고 경기도교육청 본청과 지역별교육청 조직에 관한 권한과 직속기관, 평생학습관, 도서관 등을 지도감독하는 권한도 있다. 고교신입생을 배정하는 방식도 결정권이 교육감에게 있다. 뿐만 아니라 외고 등의 특목고 설치 및 폐지 권한도 갖고 있다. 우열반 편성과 0교시수업, 심야 보충수업, 방과후학교 등을 결정하는 것도 교육감의 권한이다. 얼마 전 문제가 되었던 일제고사의 실시여부도 교육감의 결정사항이다. 그야말로 경기도의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대통령'이라 불릴만한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것이다.

광명의 경우 몇 년째 계속 평준화 실시를 위한 타당성조사를 해달라고 경기도교육청에 요청하고 있지만 실시되지 않고 있다. 광명 평준화연대가 공신력있는 조사 기관에 의뢰하여 여론조사를 두 번이나 실시하여 70%가 넘는 대다수 시민들이 평준화를 원하고 있음이 알려졌지만 아직 타당성조사조차 실시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주민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권한이 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국회의원이나 경기도지사보다 더 중요한 자리....광명, 평준화 타당성 실시 요구

장수명 교수(한국교원대)의 글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교육의 역할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견해는 전반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의 개발을 산업과 국가경쟁력의 기반으로 간주하며, 교육을 통하여 국민의 보편적 지식과 숙련을 향상시키는 인적자본 축적이 장기적 성장의 동력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을 아동들의 발달과 사회적 계층이동의 주요한 통로로 인식해 교육기회의 균등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 진영 모두 학교의 자율성은 보장되어야 하며 교사는 자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학교의 운영위원회나 지방자치단체의 교육위원회를 통하여 의사가 민주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사에서 보수와 진보가 모두 수월성(또는 품질)과 함께 형평성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으로 들어가서 평준화, 학생선발, 교사평가 등 몇몇 영역에서는 첨예한 갈등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교육감 선거의 쟁점도 이 부분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광명, 안산, 의정부 등에서 그토록 바라는 평준화와 관련한 후보들 간의 입장 차이와 일제고사 등에 관한 철학적 입장, 교원평가제 등에 대한 태도 등을 보고서 도민들이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대외적으로 공교육을 부정하거나 사교육을 우선하는 후보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교육감을 선출하는 데 있어서 신중하게 고려하고 연구해가면서 투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되, 선택의 기준은 첨예한 쟁점 가운데서 어느 편에 설건가를 따지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힘든 시절을 살아내는 우리 국민들이 생각과 행동이 반듯한 대통령을 간절히 원하듯이, 생각과 행동이 교육적으로 반듯한 교육감을 원하는 것은 경기도민의 간절한 바람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투표권을 행사해야만 한다.

김성현
한길성결교회 담임목사 / 철학박사(Ph. D)
광명여성의전화 지역자치위원
참여시민네트워크 대표
교육복지시민모임 공동대표

2009-03-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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