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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사생활, 무방비 노출 위험 '비상'

강산21 2009. 1. 20. 15:39

연예인 사생활, 무방비 노출 위험 '비상'

기사입력 2009-01-20 14:04 
[★리포트]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톱스타 전지현의 휴대전화가 불법 복제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20일 오후 현재 경찰은 연예기획사 및 일반인 40여명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휴대전화를 불법 복제한 흥신소 직원을 긴급 체포, 조사중이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소속사 싸이더스HQ 측이 전지현의 휴대전화 불법 복제를 의뢰한 정황 및 증거를 확보했다며 소속사 대표를 금주 내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휴대전화 복제는 사생활 침해와 직결되는 사건이다. 더욱이 전지현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한류스타다. 소속사가 자사 톱스타의 사생활 정보를 캐내는 데 연루된 것으로 본다는 경찰 측 발표에 해외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형편. 인터넷 및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최근 문제가 됐던 연예 매니지먼트사의 불공정 계약과 맞물려 연예인의 사생활 노출 위험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각종 노출 위험 앞에 무방비 상태나 다름이 없다. 사생활 침해는 도를 지나친 열성 팬이나 안티팬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소속사가 불공정 계약 조건을 내세워 사생활을 침해한 사례가 드러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생활 노출 피해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해킹 사건이다. 스타들의 사생활이 담긴 미니홈피 해킹은 그 대표격이다.

2007년 4월에는 가수 보아의 미니홈피 및 이메일이 해킹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보아가 데니안과 찍은 사진 등이 유출됐고, 당시 범인은 빼돌린 개인정보를 미끼로 거액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나 놀라움을 안겼다. 박지윤 전 KBS 아나운서와 연인 최동석 아나운서도 역시 미니홈피를 해킹당해 사적인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는 피해를 입었다.

인기그룹 동방신기는 2005년 해킹 피해를 입었다. 당시 멤버들의 이메일과 비밀번호 등이 인터넷에 유출됐다. 열성팬이 핸드폰을 해킹한 적도 있었다. 동방신기는 방송에서 멤버들끼리 보낸 문자를 팬들이 해킹해 되려 "왜 문자를 보내냐"는 답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극성 파파라치나 파파라치를 자처하는 팬들 때문에 본의 아니게 사생활 침해 피해를 입기도 한다. 한류 스타 이영애의 경우 파파라치의 사진으로 여권 번호가 유출되거나 자택 내부가 공개돼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폰카, 디카 등이 확산되면서 스타들의 평소 모습이나 사생활이 담긴 사진이 네티즌에 의해 인터넷에 공개되는 일도 빈번하다.

매니지먼트사 차원의 사생활 침해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과도한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불공정 약관을 시정하라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 연예인이 출국할 경우 사전에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연예인은 자신의 위치에 대해 항상 회사에 통보해야 한다" 등의 조항이 문제가 돼 변경 및 삭제 조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 전지현의 휴대전화 불법 복제는 공정위 차원에서의 조사 및 시정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계약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당시 조사에서 휴대폰 복제나 위치 추적 등을 파악하지는 못했다"며 "정보통신법 등을 위반한 불법 사례로 공정거래법 적으로는 언급할 부분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다수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은 전지현의 휴대전화 불법복제 사건과 관련해 "휴대전화 복제, 해킹으로 소속 연예인을 감시하는 일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이번 사건이 마치 관행인 것처럼 괜한 오해를 살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