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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벌에 25만원! 교복값이 기가막혀

강산21 2009. 1. 11. 22:34

한 벌에 25만원! 교복값이 기가막혀

기사입력

2009-01-11 19:14 

 

연초부터 교복값 인상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교복업체들이 최근 신학기 교복 가격을 최고 18%나 올린 데다 업체들이 내세우고 있는 가격 인상 이유마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별 인상률은 스마트 14%, 아이비클럽 15%, 엘리트 10%, 스쿨룩스 5~6%, 4대 메이저를 제외한 중소업체 인상률은 15~18% 다.

특히 스마트와 아이비클럽은 2006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 시정조치를 받은 후 앞으로 3년간 가격을 동결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깨뜨렸다는 점에서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은숙 씨(46ㆍ주부)는 "교복값을 안 올리겠다고 선언까지 해놓고선 가뜩이나 살림살이가 어려울 때 20% 가깝게 올린다는 소식에 배신감이 든다"면서 "교복은 중ㆍ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생필품과도 같은데 너무 쉽게 가격을 이랬다저랬다 하는 게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 교복업체 가격 왜 올리나

= 국내 교복시장은 약 4000억원 규모로 스마트, 아이비클럽, 엘리트, 스쿨룩스 등 대형 교복업체 4곳이 전체 시장 중 8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업체들이 주장하는 가격 인상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섬유 원부자재의 원료인 석유화학류 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 또 하나는 지난해 12월부터 제조연월을 반드시 명시하도록 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치 때문이다.

한 대형 교복업체 관계자는 "일반 의류와 달리 교복은 대리점이 재고를 떠안기 때문에 종전에는 재고품을 신제품과 섞어 팔아온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법령 개정으로 대리점의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이를 보전해 달라는 점주들 요구를 모른 척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즉 그동안 재고품을 신제품처럼 팔았을 때는 재고 부담이 따로 없었는데 제조연월일 표시로 재고품과 신제품을 구별해야 하는 바람에 새로운 비용 부담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디자인 변화가 거의 없다는 이유로 재고품을 신제품처럼 팔아 오던 관행을 못하게 됐다고 교복값을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박했다.

◆ 연예인 동원한 마케팅은 여전

= 올해 교복값은 브랜드 제품의 경우 25만원(고등학생 남학생용 기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중가대 성인 양복값과 맞먹는 금액이다. 다른 의류에 비해 제조원가 중 디자인 비용이 적은 점을 감안하면 높은 가격이다.

업체들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에 대해서도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형 교복업체들은 아이돌 스타를 수억 원대 광고비를 들여 기용하고 있다. 아이비클럽은 김연아와 원더걸스를, 스마트는 샤이니를, 엘리트는 소녀시대를, 스쿨룩스는 남성 5인조 댄스그룹 빅뱅을 각각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스타일을 앞세운 불필요한 디자인 경쟁도 교복값 거품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업체들이 고기능성 서머라이트(보온성 강화), 친환경 소재, 뱃살을 눌러 날씬해 보이는 환상라인 스커트, S자 몸매를 살려주는 실루엣 등을 내세워 비싼 교복값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

진상준 한국교복협회 회장은 "대형업체 제품은 소매에 지퍼 달고, 밑단이 잘 떨어지도록 자석을 넣는 등 디테일을 살리고 잘나가는 10대 모델을 모델로 세우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면서 "브랜드가 아닌 중소업체 교복은 아무리 가격이 싸도 학생 소비자들이 좀처럼 찾지 않아 올해만 20~30여 업체가 문을 닫았고 폐업하는 업체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