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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前정권 장관들 모두 뒷조사...지금은 무서운 사회”

강산21 2008. 12. 19. 12:27

유시민 “前정권 장관들 모두 뒷조사...지금은 무서운 사회”
100분토론 ‘고양이 발톱’ 발언도 화제 “등 따습고 배 부르니...”
입력 :2008-12-19 09:18:00  
[데일리서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고양이 발톱’ 발언이 19일 화제다.

유 전 장관은 19일 새벽 400회 특집으로 마련된 MBC 100분토론패널로 출연해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를 지냈던 제성호 중앙대 교수와 ‘교과서 수정’ 문제로 토론을 벌이던 중 민주주의 위기 상황을 고양이와 쥐의 관계로 비유해 역설했다.

유 전 장관은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며칠 전에 이야기했듯이 지금은 3대 위기가 있다”며 “안보 위기, 경제 위기, 민주주의 위기다”라고 지적했다.

▲ 사진 = MBC 화면캡처 

유 전 장관은 “내가 유신때 고등학교 다녔는데 유신 교과서로 다 공부를 했는데도 좌익이 됐다, 공안 기관에서 (나를) 좌익이라고 했으니까”라고 밝힌 뒤 “좌익 교과서를 읽어서 좌익이 되는 게 아니라 우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쁜 일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젊은 학생들이 반대로 가서 좌파가 많이 생긴 것이다”고 좌편향 교과서 논란의 모순점을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어떤 사람의 인식의 성장과정을 단선적으로 ‘나쁜 교과서를 읽히면 다 나빠진다’고 판단하는 것은 극우적 사고방식 즉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이다”며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극단주의”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어 ‘민주주의 위기’와 관련해 “세상에는 누구나 자신의 마음에 안 드는 게 많다”며 “그런데 권력을 가진 사람이 내 마음에 안 드는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하기 시작하면 독재가 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함께 패널로 출연한) 진중권 교수는 나에게 좌파가 아니라고 하는데 저는 조금 좌파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굉장히 겁이 난다, 글 한줄 잘못 쓰고 이상한 책 하나 잘 못 읽으면 잡혀간다, 지금도 그런 문제 갖고 구속 영장 청구한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민주주의 위기라고 앞서 말한 것은 지금 절차가 힘 있는 사람이 꼴보기 싫은 것은 다 바꿔버리는 식으로 가고, 그것이 용납되는 사회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고 우려했다.

유 전 장관은 또 “지난 정부 때 국무위원을 지낸 사람들을 다 뒷조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제가 장관 재직시절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해서 감사원에서 다 털었고, 그 중의 일부를 언론에 터뜨린다는 얘기까지 들었다”며 “자기 생각을 가감없이 두려워하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고 자유로운 사회인데, 그것이 대한민국이 이북하고 다른 것인데, 지금은 무섭단 말이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이어 “고양이는 쥐를 잘 모른다, 쥐가 막다른 골목에 몰려서 얼마나 무서운지를...”이라며 “고양이는 발톱으로 이렇게 이렇게 긁으면서 ‘별것도 아닌데 왜 그래’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편 패널을 가리키며 “지금 고양이편에 계시기 때문에 등 따습고 배부르기 때문에 (쥐의 상황을) 모르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제 교수와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등이 “지난 10년 동안에 고양이였잖아요”라고 반박하자 유 전 장관은 “우리는 그런 식으로 한 적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의 ‘고양이 발톱’ 발언은 MBC 100분토론 시청자게시판과 포털사이트 토론방에서 누리꾼들의 화제가 됐다. 동영상으로도 만들어져 포털사이트와 카페 등에 확산되고 있다.

한편 이날 MBC 100분토론에는 가수 신해철,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방송인 김제동,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등이 출연해 입담을 과시, 평소의 2배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TNS미디어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전국시청률 6.7%로 평소 3~4%대와 비교해 매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오전까지도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에 출연 패널 이름과 100분토론이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민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