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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한 줄 보도자료 낸 이유

강산21 2008. 11. 14. 21:55

노무현 전 대통령, 한 줄 보도자료 낸 이유

이명박 대통령과 검찰의 태도에 대한 서운함과 불편함 나타내

김태일, info@humanpos.kr

등록일: 2008-11-14 오후 6: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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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을 통해 기록물 사건 관련 검찰의 봉하마을 방문조사에 관한 입장을 보도자료 형식으로 발표했다. 보도자료의 내용은 매우 간단하고 명확했다. 검찰이 봉하마을까지 올 필요없이 노 전 대통령이 직접 검찰에 나가겠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앞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통해 기록물과 관련된 모든 일은 자신이 지시한 것이 때문에 문제가 된다면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노 전 대통령의 제안은 한마디로 기록물에 대한 구체적이고 법적인 제한조치가 명시되어 있지 않는 경미한 사안이므로 이명박 대통령의 순조로운 협조를 부탁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관여한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안을 받아 들이지 않았고 결국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검찰도 곤혹스러울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의 기록을, 그것도 사본을 보관한 것이 무슨 큰 일 날 일도 아니고 이를 단속한 마땅한 법조항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노 전 대통령측이 가지고 있던 자료를 자진반납까지 한 상태이다보니 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이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검찰이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봉하마을을 찾아가 방문조사를 하겠다고 나서자 노무현 전 대통령도 화가 단단히 났다. 아마 검찰 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14일 발표한 보도자료는 이같은 심경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심경을 대변하는 한 줄 보도자료 
ⓒ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

"굳이 조사를 하겠다면 방문할 이유 없다. 출석하겠다. 끝" 한 줄짜리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이제는 더이상 구구절절 말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우회적 표현이자 서운함과 불편함을 한 줄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김경수 비서관은 지난 7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이번 일은 역대 최다 기록물을 국가기록원에 넘기고도 노 전 대통령의 중요한 정책자료를 복사하여 가지고 있다는 것을 문제삼아 퇴임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검찰을 동원해 실랑이를 벌일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 나온 한 줄짜리 보도자료는 노 전 대통령 입장에서 이같은 촌극을 마무리 짓겠다는 단호한 의사표현으로 보여져 향후 청와대와 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