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현안

경찰의 촛불수배자 화투조작사건 ‘일파만파’

강산21 2008. 11. 6. 22:39

경찰의 촛불수배자 화투조작사건 ‘일파만파’

검거당시 화투쳤다” 경찰발표에 광우병대책회의 ‘발끈’

 

입력 :2008-11-06 13:32:00  

[데일리서프 하승주 기자] 촛불수배자들이 검거되는 과정에서 경찰이 악의적으로 거짓사실을 흘려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개월 간의 수배생활을 겪어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간부 5명은 6일 강원도 동해시 묵호동의 한 호텔에서 검거됐다. 경찰에 검거된 수배자는 박원석(38)·한용진(44)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백성균(30) 미친소 닷넷 대표, 김동규(34) 진보연대 정책국장, 권혜진(35)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0시 38분경 박씨 등 수배자들이 동해시 묵호동 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수사팀을 보내 3층과 4층에 있던 수배자 4명을 붙잡았으며 앞서 혼자 호텔을 잠시 빠져나왔던 나머지 1명도 검거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수배자들이 조계사 밖으로 달아난 뒤 폐쇄회로TV와 통화내역 분석 등을 통해 소재를 추적해오다 5일 오후 위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의 검거사실을 브리핑하면서 이들이 검거당시 화투를 치고 있었다고 주장했고 일부 언론들은 이런 주장을 받아 촛불수배자들이 검거 당시 "화투를 치고 있었다"고 기사화했다.

보도를 종합하면 이렇다.

수배자 중 1명이 1층 호텔 프런트를 찾아와 '화투'를 달라고 요구한다. 여종업원 A(25)씨가 "손님에게 화투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이에 이 수배자는 호텔 밖으로 빠져나갔고, 이 수배자가 나간 지 얼마 안 돼 자신을 '경찰 강력계' 소속이라고 밝힌 형사가 호텔에 들어와 방금 나간 남자와 일행이 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요구해 A씨는 프런트에 개인용으로 가지고 있던 화투를 수배자들에게 갖다주며 자세한 투숙객 명수를 확인해줬다. 그리고 경찰은 이들을 덮쳐 모두 검거에 성공했다.

그러나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의 주장은 이런 보도와 딴판이다.

이들이 화투를 요구했던 것은, 전국적인 감시망이 삼엄하게 가동되는 상황에서, 숙박시설 근무자들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란게 이들의 항변. 즉 "남자 5명이 관광지 근처 숙박시설에 투숙할 때, 보통의 관광객이면 어떻게 할까"를 이들은 고민했으며, 그에 따라 일부러 카운터 근무자에게 찾아가 화투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또 수배자들은 그 화투를 방 한쪽에 놓아두었을 뿐 사용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광우병 대책위 측은 검거과정과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이를 "경찰의 화투 조작 사건"이라 칭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 사건에 대해 "수배자들이 묵고 있는 방에 화투를 갖다 놓은 것도 경찰이며, 연행당시 화투를 ’발견‘한 것도 경찰이다. 그리고 이렇게 조작한 화투사건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제보‘한 것도 경찰이다"라고 밝혔다.

하승주 기자

다음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논평 전문

‘화투’조작 경찰을 강력히 규탄한다!

변호사 접견을 통해 확인한 결과, “촛불수배자 5명이 연행 당시 화투를 쳤다.“는 일부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른, 악의적 오보임이 밝혀졌다.

수배자들은, 전국적인 감시망이 삼엄하게 가동되는 상황에서, 숙박시설 근무자들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자 5명이 관광지 근처 숙박시설에 투숙할 때, 보통의 관광객이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했으며, 그에 따라 일부러 카운터 근무자에게 찾아가 화투를 요청한 것이다.

연합뉴스 기사를 보더라도, 수배자들에게 화투가 전달된 것은 경찰이 카운터 근무자를 시켜 “화투를 갖다 주며 인원을 파악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수배자들은 카운터 근무자가 갖다 준 화투를 방 한쪽에 놓아두었을 뿐, 사용한 적은 없다.

이제 진실은 명백해졌다. 수배자들이 묵고 있는 방에 화투를 갖다 놓은 것도 경찰이며, 연행당시 화투를 ’발견‘한 것도 경찰이다. 그리고 이렇게 조작한 ’화투‘사건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제보‘한 것도 경찰이다.

이번 ‘화투’ 사건은 경찰이 촛불 수배자 연행을 계기로 경찰의 불법하고 부당한 촛불탄압에 대한 비판여론이 다시 한 번 크게 일어날 것을 우려하여, 국민의 시선을 ‘화투’로 유인하기 위한 경찰의 의도된 조작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촛불시위는 정당하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 관계자 5명이 경찰에 쫓겨 다닐 이유도, 강제연행 될 사유도 전혀 없다. 우리는 경찰의 강제연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

2008년 11월 6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