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조계·재계·학계 사회 지도층 인사들 대거 직불금 신청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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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봉화 전 보건가족복지부 차관과 한나라당 의원 등 공직자들의 쌀직불금 신청 사실은 일부 드러났지만, 재계·법조계·학계 등 민간 고위층 인사들의 관련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어서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본보 사건팀이 21일부터 사흘동안 각종 데이타베이스와 취재기법을 이용해 2008년도 쌀직불금 신청자 중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거주하는 64명을 찾아 인터뷰한 결과 이 중 실제 농사를 짓는다고 답한 사람은 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모두 농사를 직접 짓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 64명은 도곡동 타워팰리스·도곡렉슬아파트,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서초동 삼풍아파트·롯데캐슬클래식·우성아파트 등 강남권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 7곳 거주자들이다.
이 가운데는 삼성전자 임원 K씨, 쌍용양회 고위임원 A씨, 한영회계법인 임원 K씨,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H씨, 김앤장 변호사 K씨, 한국외대 교수 P씨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올해 쌀직불금을 신청했거나 과거부터 직불금을 수령해왔다.
이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가격은 국토해양부가 제공하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적게는 9억2000만원에서 많게는 30억원에 달하며 모두 종합부동산세 대상이다. 반면 이들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는 전북 김제, 충남 아산, 경기도 일대 등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고소득 전문직에 속하는 이들이 지속적인 영농 행위를 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임원 K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와 내 부인 둘다 직불금을 수령한 적이 있지만, 2003년부터는 현지에서 농지를 관리하는 처형에게 이체해줬다”고 말했다. 쌍용양회 고위임원 A씨는 배우자의 남동생이 농사를 짓고 있다고 회사 홍보실을 통해 밝혔다. 부인 명의로 강남구청측에 직불금이 신청돼 있는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H씨는 “우리는 직불금 신청 한 일이 없다. 뭔가 잘못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회계법인 임원 K씨는 “당연히 내가 농사 안 짓는다”며 “고향에 어머니가 계신데 농사를 동네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여야가 22일 쌀직불금 관련 국정조사에 합의하면서 ‘고소득 전문직업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의 명단을 우선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바에 따라 명단 공개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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