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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대구경제 몰락은 정치독점 구조 때문”

강산21 2008. 10. 8. 11:23

유시민 “대구경제 몰락은 정치독점 구조 때문”

[데일리서프 김동성 기자] "대구와 광주는 정치적으로 정반대지만 경쟁력 없는 도시란 점에서 둘다 똑 같다"

지난 총선 대구 수성구(을)에서 낙선하고 현재 경북대에서 '생활과 경제'를 강의하고 있는 유시민 전 장관은 대구 경제의 몰락에 대해 독특한 진단을 내놨다.

유 전 장관은 6일 밤 TBC(대구방송) '통'인터뷰에 나와 대구와 광주가 경제적으로 수도권이나 타지역에 비해 점점 몰락하는 이유에 대해 특유의 문화적.정치적 시각으로 진단했다.

유 전장관은 폴 크루그먼의 말을 빌어 "경제성장은 일종의 경제지리학"이라며 "국가 간에 경쟁하는 것처럼 도시 간에도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 뒤 "대구에 인재가 모이지 않고 유출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나온 여러 연구결과를 보면 지역단위 경제성장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과거에는 큰 기업이 자본을 가지고 들어가 공장을 짓고 사람을 고용하면 그 지역이 발전했지만 지금은 기업과 자본이 고급기술 인력이 있는 곳에 몰리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또 "자유로운 공기란 어떤 생활양식, 가치관, 등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품어주고 다양한 생활 방식에 대해서 용인하는 지역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이라며 "이런 면에서 대구는 분명 경쟁력이 없는 도시"라고 잘라 말했다.

그 예로 지난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대구지역에 지원되어 온 '밀라노프로젝트'의 실패 사례를 언급했다. 유 전 장관은 "대구가 섬유산업에서 고부가가치인 패션문화산업으로 진화하려 했으나 그 프로젝트를 사실상 섬유업을 하는 사람들이 틀어쥐었다"며 "결국 자유로운 공기가 없으니 고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인재들이 서울동대문 등으로 대거 유출되면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구가 경쟁력이 없는 보다 근본적 원인으로 정치적인 독점 문제를 꼽았다.

유 전 장관은 "지난 총선에 출마해 정치적으로 보다 다양한 도시가 돼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드렸다"며 "경력. 학벌. 지명도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견줄만한 후보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지난 20년간 한나라당과 그 성향의 아류정당 외에 다른 후보들이 단 한명의 당선자가 없었다는 것은 분명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점구조는 무조건 나쁜 것"이며 "임기응변으로 대충 넘겨도 다음 선거 때 또 찍어주는데 공직자들이나 시민들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고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난망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대구와 광주가 발전하지 않는 이유도 이러한 정치적 독점구조가 같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충청도가 영호남에 비해 빨리 발전하고 있다"며 그 이유로 "충청도는 지역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를 선택하지만 영호남은 천년만년 특정정당만 찍기에 공직자들 간에 경쟁이 안이뤄지고 내부 서열화 되고 있다 거기에서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혁신이

한편 유 전 장관은 현실 정치로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이른바 '순풍론'을 꺼내 눈길을 끌었다.

유 전 장관은 "큰일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한 개인이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며 "밀물 들고 순풍 불 때 순풍 타고 가는 것이지 썰물 들고 역풍 불 때 억지로 노를 젓는다고 될 일은 아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선거라는 분명한 형태로 자신을 평가했기 때문에 자중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항해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해 복귀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었다.

김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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