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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 YTN지부장, ‘치밀한 각본 따른 폭거, 구본홍은 언론민주화의 오점

강산21 2008. 10. 7. 16:24

노종면 YTN지부장, ‘치밀한 각본 따른 폭거, 구본홍은 언론민주화의 오점 남긴 죄인될 것'

공중파 3사 中 MBC만 비중 있게 보도, KBS SBS는 보도조차 안해

김태일, info@humanpos.kr

등록일: 2008-10-07 오전 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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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결국 파국으로 가나...

지난 6일 오후 6시경 퇴근시간에 맞춰 YTN 인사위원회가 노조원 33명에 대한 징계를 단행했다. 징계 내용이 충격적이다. 현직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기자 6명을 해고한 것이다. 그리고 6명을 3~6개월 정직, 8명을 3~6개월 감봉, 13명 경고처분까지 포함해 총 33명을 대량 징계했다.

YTN 사장 명의로 전달된 ‘해임통보서’를 받은 노조원은 노종면 YTN지부장과 현덕수 전 지부장, 노조위원장 출신이자 인사이동에 저항한 우장균 정치부 청와대 출입기자 등 전현직 노조위원장 3명과 조승호 정치부 국회반장, 권석재 노조 사무국장, 정유신 돌발영상팀 PD 등 6명이다. 모두 기자들이다.

 
▲ YTN 노조비상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바쁘게 움직이는 노조사무실 
ⓒ 커널뉴스 이강연 기자

노조위원장 해고 및 대량징계 소식을 전해들은 YTN 노조원들은 6일 저녁 회사로 급히 들어와 노조비상총회에 참여했다. 생방송 인력을 제외한 200여 명 가까운 본사 소속의 거의 모든 노조원들이 참여해 사측의 대량징계에 대해 울분을 토해냈다.

YTN 19층에서 열린 비상총회는 4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됐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비상총회는 밤 11시 30분경에 마무리 되었고 비상총회를 마치고 내려오는 노조원들의 얼굴은 하얗게 굳어 있었다.

노종면 YTN 지부장 ‘차분하게, 정확하게, 강력하게’ 투쟁하겠다.

노종면 YTN 지부장을 만나기 위해 15층 노조사무실과 19층 회의장을 올라가는 도중에 마주친 노조원들은 말을 잊은 채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지만 비장함과 투쟁에 대한 강한 결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였다.

19층 회의장 앞에서 MBC 등 방송사 기자들과 인터뷰중인 노종면 지부장 역시 현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해 보였다. 노 지부장은 냉정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노종면 YTN지부장 - 바로 옆에 '구본홍 출근저지 81일째'라고 적힌 피켓이 붙어 있다. 81일 동안의 투쟁이 힘들었던 만큼 노종면 지부장도 이전보다 많이 야위었다.
ⓒ 커널뉴스 이강연 기자

노 지부장은 “이제는 실질적인 타격을 가하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전제 한 뒤 “구본홍은 절대 회사로 들어 올 수 없다. 외곽봉쇄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힘주어 말했다.

향후 투쟁방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노 지부장은 “노조원들의 총파업 돌입 요구가 높지만 차분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으며 면밀하게 투쟁 강도를 높일 것이다. 비상총회 결과 총파업 시기와 방법에 대해 노조집행부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기로 했다”며 노조원들이 향후 투쟁에 대한 전권을 노조집행부에 일임했음을 밝혔다.

또한 노 지부장은 “이번 대량징계는 잘 짜여진 각본과 일정에 따라 진행된 폭거”라고 규정했으며 “구본홍씨는 언론민주화 역사에 오점을 남긴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YTN 노조는 비상총회를 통해 서울노동사무소에 부당징계구제요청과 사측 인사위원회에 징계재심청구 등 행정적인 투쟁도 병행하기로 했으며 300여 명 가까이 동참했던 릴레이 단식을 중단하고 총파업을 포함한 집중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언론노조, ‘이명박 정권 퇴진 투쟁’ 선언, 총파업 예고

한편 밤 10시경 전국언론노조는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전면투쟁을 선언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이제는 정권과의 한 판 싸움에 나선다’라는 제하의 긴급성명을 통해 “YTN지부 조합원 징계는 전체 언론인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하고 “오늘 부로 이명박 정권 퇴진투쟁을 선언한다. 지난 임시대의원회의 결의대로 총파업을 포함해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에 대한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다. 언론과 싸우는 정권이 얼마나 비참하게 무너지는지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다”며 총파업, 연대파업을 포함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대량징계 사태를 맞은 YTN 노조를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민주당 최문순 의원 - 노종면 지부장이 현관으로 내려와 최문순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커널뉴스 이강연 기자

YTN 노조의 비상총회 마칠 즈음인 밤 11시 50분경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현장을 방문해 노종면 YTN 지부장과 노조원들을 격려했다.

MBC 노조위원장 출신인 최 의원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MBC 민주화투쟁 과정에서도 노조위원장을 포함해 1~2명 정도를 해고한 일은 있었지만 오늘처럼 기자이자 전 현직 노조간부 6명을 한꺼번에 해고한 일은 없었다”며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의지가 이처럼 노골화 될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최 의원이 활동하고 있는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7일 오전 국정감사 시작 전에 YTN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 YTN 노조 대량징계 소식은 전해들은 시민들이 찾아와 노조원들을 향해 피켓을 들어 응원하고 있다. 
ⓒ 커널뉴스 이강연 기자

YTN 노조원들의 대량징계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도 속속 찾아와 ‘YTN 뒤흔드는 부당인사 철회하라’ 등의 피켓과 촛불을 들고 자정이 넘는 시간에도 YTN 사옥 앞을 떠나지 않고 있다.

공중파 3사 中 MBC만 비중 있게 보도

이날 긴급하게 전해진 YTN 노조원에 대한 대량징계 소식은 각 언론사에서 앞 다퉈 보도했으며 다음,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도 배치되었다. 그러나 주요 공중파 방송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MBC는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지난 1980년 전두환 정권의 언론 통폐합 사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비중 있게 다룬 반면 KBS 9시 뉴스와 SBS 8시 뉴스에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이번 YTN 노조간부 해고를 포함한 대량징계 사건은 독재정권의 언론탄압 이후 가장 큰 언론탄압 사건으로 기록됨과 동시에 민간정부의 새로운 미디어독재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전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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