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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못믿을' 멜라민 대처…소비자 분노·불안 고조

강산21 2008. 9. 25. 23:48

정부 '못믿을' 멜라민 대처…소비자 분노·불안 고조

멜라민함유 미검사 제품 304개, 부적합제품 시중유통될 수도

[ 2008-09-25 18:11:41 ]

CBS사회부 김의양/이동직 기자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아시아 대륙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어정쩡한 초기 대응과 관련업계의 늑장 대응으로 소비자 불신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정부 초기대응 실패 "수입분유 없다" 손놓고 있어

지난 11일 중국에서 처음으로 멜라민 환자가 사망했을 때만 해도 우리 정부는 문제의 분유가 우리나라에는 수입되지 않은 만큼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멜라민 파문이 홍콩, 베트남에 이어 유럽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의구심이 깊어가자 뒤늦게 수입 가공식품에 대한멜라민 함유 검사가 이뤄졌고 우리나라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님이 드러나면서 정부의 어정쩡한 초기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식품의약품 안전청은 분유와 우유가 포함된 중국산 수입 가공식품 160건에 대해 멜라민 함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해태제과가 중국에서 수입판매한 쌀과자 등 2건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25일 공식 발표했다.

특히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 제품의 경우 멜라민이 무려 137ppm이나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더욱 아직도 검사가 끝나지 않는 제품이 304개에 이르러 최종 검사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모른다는 데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은 "서류검사와 관능검사가 전체 수입식품 검사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걸러지지 않은 부적합 제품들이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보건당국의 허술한 식품관리를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 식품회사들 '안전 불감증' 재확인

이번 사건은 국내 식품회사들의 식품안전관리에 대한 무관심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줬다.



문제가 된 해태제과의 경우 중국에서 멜라민 파동이 발생함과 동시에 주문자상표 부착방식 (OEM)으로 제조되는 자사 과자류의위험성에 대해 인식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했어야 했지만 식약청의 조사가 있기 전까지는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제의 제품은 쌀과자로 소량의 분유만 들어 있는데다 멜라민이 검출된 분유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부인하기에 급급했다.

수입 유가공제품에 대한 전체적인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지금과 같은 관련업계의 느슨한 식품 안전관리 실태로 미뤄다른 제품에서도 충분히 멜라민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불신 증폭

가뜩이나 생쥐 새우깡 파문으로 촉발된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이번 사태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결코 멜라민 공포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공식 확인됨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 등은 당장 비상이 걸렸다.

자체 요원을 투입해 문제의 제품을 수거한 데 이어 불똥이 다른 제품으로까지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과자나 유제품류를 중심으로 제조회사 측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 받으며 멜라민 검출 가능성이 있는 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장 매출에 큰 변화는 없지만 고객들이 먹거리 등을 구입할 때 중국산인 지의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며, 이러다 아예 중국산 제품은 따로 모아 판매해야 할 형편이라고 한숨지었다. 보건당국과 식품회사의 허술한 식품안전관리로 인해 중국산 식품이나 원료를 사용해 만든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멜라민은 어떤 물질?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멜라민(melamine)이란 물질은 질소함량이 풍부한 흰 결정체의 유기물로 아직까지 인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에 대한 연구는 없다.

그러나 동물연구에서는 건강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특히 멜라민이 첨가된 화학물에 존재하는 시아누르산(cyanuric acid)과 결합해 다량 섭취할 경우 신장결석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

동물실험에서 멜라민은 암유발효과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중국 등에서는 이미 멜라민 분유를 먹은 많은 어린이들이 신장 결석 등으로 사망하거나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key610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