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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채무국 전환 눈앞

강산21 2008. 9. 5. 17:31

[커런트]우리나라 채무국 전환 눈앞

기사입력

2008-09-05 16:09 

 

사진:이코노미21

[이코노미21]

순채권 27억달러 불과 … 반년새 300억 이상 급감

우리나라가 조만간 순채무국으로 전환할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순채권이 급격히 줄고, 외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순대외채권이 27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일부에선 이미 우리나라가 순채무국으로 전환했다고 우려하고 있다.

8월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채권은 4224억8천만달러인 반면 대외채무는 4197억6천만달러였다. 대외채권은 지난 3월말에 비해 44억8천만달러 감소한 것이며, 대외채무는 전분기말에 비해 59억6천만달러 증가한 것이다. 대외채권은 줄고 대외채무는 늘어나면서 순대외채권 규모가 크게 줄었다. 6월말 순대외채권은 27억1천만달러로, 3월말 131억6천만달러에서 100억달러 이상 축소됐다.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300억달러 이상 급감한 규모다.
우리나라가 순채권국이 된 것은 지난 2000년이다. 이후 순대외채권이 꾸준히 늘어나 2005년말에 1207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순채권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대외순채권이 급감한 것은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반면 외국인들은 국내 채권 위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2분기 중에 해외 주식을 26억달러 매수하고 해외 채권은 19억달러를 매도했다. 반면에 외국인은 국내주식을 39억달러 매도하고 119억달러어치의 국내채권을 매수했다. 서로 정반대의 행태를 보인 것이다.

단기 외화차입이 많아진 것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전체 대외채무 가운데 단기외채는 1756억5000만달러로 41.8%를 차지했다.
유동외채 또한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어 6월말 현재 유동외채는 2220억달러로, 지난해말에 비해 233억달러 급증했다. 유동외채는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외채와 단기외채를 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에서 유동외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더욱 커졌다. 6월말 현재 유동외채 비중은 86%로 지난해 말 76%에 비해 반년 사이에 10%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99년 8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채권이 줄고 채무가 늘어나는 것은 내국인과 외국인의 투자 패턴이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환위기 때 단기외채를 들여와 장기로 운용하며 발생했던 만기불일치상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환위기까지는 아니라 해도 외환보유액이 급감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들어 경상수지가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외환보유액은 지금보다 하반기에 더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원달러 환율의 불안, 경상수지 적자 지속, 순채무국으로의 전환 가능성 등 연관된 대외경제 변수들이 악화되는 원인을 곰곰이 따져봐야 할 때이다.

이민우 기자 minwoo@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