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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감사원이 언론군기 잡는 시대라면 그건 퇴보”

강산21 2008. 8. 16. 11:26
盧 “감사원이 언론군기 잡는 시대라면 그건 퇴보”
봉하마을 강연 “현정권의 보수철학은 거짓말” 맹비판
입력 :2008-08-15 17:18:00  
[데일리서프 하승주 기자] 최근 들어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강연하면서 국내 정치 현안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8~9일에는 정연주 KBS사장 해임과 관련한 민감한 문제 등에 대해 입을 열였다.

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이 권력기관으로 등장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감사원이 나와서 언론의 군기를 잡는 시대쯤 되면 그건 퇴보"라며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는데 선봉 역할을 한 감사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정연주 사장이 배임을 했다는데, 배임을 했다고 가정하면 부당하게 이득을 본 사람은 국민"이라면서 "정부가 덕을 보고, 국민이 덕을 봤는데 정부에서 그걸 문제 삼고 있는 참 해괴한 논리"라고 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영배 전 국정홍보처 차장은 15일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봉하일기 '대통령의 열정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올려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대통령의 열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원문 바로가기

안 전 차장의 그에 따르면 노 전대통령은 최근 봉하마을 사저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매일 3-4차례씩 뙤약볕 아래에서 40여분이 넘는 강연을 하고 있다. 이 강연에서는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노 전대통령의 견해를 허심탄회하게 밝히고 있다. 정연주 사장의 배임죄 처벌의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이 강연에서 나온 말이다.

안 전 차장은 노 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이렇게 소개했다.

"정연주 사장이 배임을 했다는데, 배임을 했다고 가정하면 부당하게 이득을 본 사람은 국민입니다. 왜냐 하면 상대가 정부니까요. KBS와 정부간 소송에서 합의를 해서 KBS가 손해를 봤다면 덕을 본 건 정부죠. 정부가 덕을 봤으니까 그것은 국민에게 이익이 된 것 아니겠습니까? 정부가 덕을 보고, 국민이 덕을 봤는데 정부에서 그걸 문제 삼고 있습니다. 참 해괴한 논리입니다. 거기서 감사원이 총대를 메고 나섰습니다. 역사는 그런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국민들이 눈 감고 있으면 계속 뒤로 갈 수도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선 공정거래위원회가 힘깨나 썼는데, 요새는 감사원이 힘을 쓰고 있는 것 같다"며 "감사원이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가 힘을 쓰는 세상이 훨씬 국민들에게 유리한 세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진보와 보수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정의를 하면서 현 정부의 보수 철학은 '거짓말'이라고 질타했다.

"성장만 하면 분배는 절로 된다, 이건 80년대까지의 논리고 상당 부분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는 달라졌는데도 옛날 노래를 계속 부르고 있습니다. 세금 깎아주면 경제가 성장한다, 작은 정부해야 경제가 성장한다, 이건 보수의 논리로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민영화하면 경제가 활성화된다, 이건 절반은 맞고 절반은 거짓말입니다. 깊이 따져봐야 합니다. 민영화하면 공공요금도 내리고 효율성도 올라간다, 이건 아닙니다. 센 놈만 밀어주라, 이건 그들끼리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결코 좋은 세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보수의 금과옥조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보수언론과 보수진영에서 시도 때도 없이 '친북' '좌파' '빨갱이'로 매도하는 진보의 개념을 분명하게 설정한다.

"왕과 귀족이 누리던 권리를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는 사회로 가는 것, 인간의 권리가 확대되어 나가는 게 역사의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와 평등이 꽃피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게 진보입니다. 진보의 철학은 연대입니다. 가난한 사람끼리 의지하고, 또 힘 있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끼리도 의지하고, 서울 사람과 지방 사람이 의지하는, 그래서 모든 사람이 의지하고 협력하는 사회가 진보의 가치입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국민들이 보수의 거짓말을 낱낱이 알아야 자기의 이익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진보한다고 강조하면서 "보수도 아니면서, 기득권도 없으면서 보수의 노래를 따라 불러서는 안 됩니다. 나한테 손해가 되더라도 나라가 잘 된다면 따라 불러야죠.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나라가 잘 되기 어렵습니다"라고 당부했다고 안 전 차장은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특히 "국민들은 점점 더 깨어가고 있고, 점점 더 속일수 없다"고 전제한 뒤 "국민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이고, 공정하게 경쟁하고, 또 그 경쟁의 결과 낙오하는 사람들까지도 더불어서 함께 가는 사회이기 때문에 못갈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사회가 와야 하고, 반드시 올 겁니다"라며 강한 신뢰를 나타냈다고 안 전 차장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