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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친정부’ 이사 6명 ‘합숙’하며 ‘정연주 제거 모의’

강산21 2008. 8. 9. 10:57
KBS ‘친정부’ 이사 6명 ‘합숙’하며 ‘정연주 제거 모의’
치밀한 시나리오...KBS 경찰진입은 유재천 이사장이 요청
입력 :2008-08-09 10:32:00   권용진 기자
[데일리서프 권용진 기자] KBS 이사회의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한 친정부 성향 이사 6명이 8일 이사회에서 정연자 사장 해임제청안을 의결하기 전날 모 호텔에서 합숙하면서 치밀하게 기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사회가 시작되기 직전 이사회장 주변에 사복경찰들이 대거 투입된 것도 아무런 권한이 없는 유재천 이사장의 '신변보호'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일부 이사들은 감사원의 해임요구를 안건으로 상정하는 것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유재천 이사장 등 친정부 성향 이사 6명은 합숙까지 하며 '입'을 맞춰놓은대로, 정연주 사장 '축출'을 작정하고 나온듯 "논의할 필요가 없고 감사원 내용은 각자 판단하면 된다"며 일사천리로 의사진행을 강행했다.

이들은 다른 이사들의 반론을 무시한채 "방송법에 해임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감사원법에는 임용권자나 임용제청권자가 해임요구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4명의 이사들이 모두 퇴장하자 자기들끼리 표결을 강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치밀한 시나리오는 그 이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직원들의 농성을 막는다는 이유로 회의실이 있는 본관 3층 승강기와 모든 비상구가 봉쇄됐다. 아침 8시15분쯤 친정부 성향 이사 6명은 한국방송 본관 지하주차장에서 사복경찰 10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뒷계단을 통해 회의장에 들어가기도 했다. 단지 친정부 이사들끼리만 입을 맞춘게 아니라 경찰과도 사전 논의가 있었다는 증거다.

바깥도 마찬가지였다. KBS 본관 주변에 전경버스 100여대와 5000여명의 전경을 배치했다. 회의장을 비롯한 사내에 500여명의 사복 경찰을 투입해 회의장을 완전 봉쇄했다. 물대포 4대, 방송차 2대까지 동원됐다.

이어 해임제청안 상정 10분 전인 오전 11시20분 본관 앞에서 농성 중이던 시민과 KBS 사원 등 500여명을 강제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자들과 직원들이 부상을 입었다.

권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