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합참보고 전 청와대, 민간인 피격 이미 알고 있었다

강산21 2008. 7. 15. 09:17
2008년 07월 15일 (화) 08:35  데일리서프

합참보고 전 청와대, 민간인 피격 이미 알고 있었다

[데일리서프 인터넷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 청와대가 합동참모본부에 과도한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가 초기 대응 혼란과 관련 합참의 '늦은 보고', '잘못된 보고'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무리한 주장이라는 비판이다. 청와대는 합참의 보고 10분 전에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한국일보 15일자에 따르면 남북출입사무소(CIQ)측은 11일 오전 11시 25분께 금강산 관광객 사망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 당시 동해CIQ는 통일부로부터 '환자로 인한 긴급 입경' 요구 공문을 받았다.

CIQ 상황장교는 환자진단서가 첨부돼 있지 않자 현대아산에 전화로 문의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환자가 아니고 죽은 것 같다. 병명은 모르고, 전화도 안 된다"고 말했다.

11시 40분, CIQ 상황장교는 이 같은 내용을 합참 상황장교에게 보고하며 "질병인지 무엇인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11시 50분, 청와대 근무 실무자(장교)가 합참 상황장교에게 전화로 금강산 관련 상황을 물었고 합참 상황장교는 CIQ 상황장교로부터 보고 받은 내용을 그대로 전했다.

청와대는 합참의 잘못된 상황 파악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연 보고 원인 중 하나로 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합참이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잘못 보고하는 바람에 사태 파악에 시간이 좀 더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합참이 11시 55분 국방부로부터 '피격에 의한 사망' 사실을 인지하고도 청와대에 '질병사 추정 보고'를 정정하지 않았다며 '부실보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러나 합참의 주장은 다르다. 11시 50분 합참 상황장교가 청와대에 보고했을 때 청와대는 이미 '피격 사망'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11시 20분 통일부가 사건을 인지했고 통일부는 11시 40분에 청와대에 보고했다. 청와대가 다시 합참에 전화를 걸어 관련 내용을 보고 받은 것은 11시 50분.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 실무자는 다만 추가 정보가 있을지 몰라 합참에 연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청와대는 합참이 사건 내용을 잘 모르자 국방부에 연락해 피격 사망 사실을 알리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합참은 청와대에 '질병사 추정 보고'를 정정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는 것.

또한 현대아산→통일부→청와대로 이어지는 사건의 성격상 군 정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합참의 '질병사 언급'은 정식 보고가 아닌 단순 설명이었다는 것이 합참의 주장이다.

이런 일련의 정황 때문에 청와대가 과도하게 합참에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부정확한 정보가 청와대로 전달된 것은 합참의 잘못일 수 있다"며 "하지만 사건 초기 현대아산이나 통일부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한 합참에 과도한 책임을 묻기는 힘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