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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호 의원, 대선 당시 ‘네이버 평정’ 발언 간접 시인

강산21 2008. 6. 27. 14:27
진성호 의원, 대선 당시 ‘네이버 평정’ 발언 간접 시인
“박해받는 야당이 실제 어떻게 평정했겠느냐” 변명
입력 :2008-06-27 08:37:00  
[일부내용추가 : 2008-06-27 10:41]

[데일리서프 하승주 기자]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이 27일 새벽 MBC '100분 토론'에서 지난 대선 당시 인터넷언론의 보도를 통제하려 들었다는 사실을 공중파 방송에서 공개 시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진 의원은 지난해 9월21일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캠프의 뉴미디어 분과를 맡고 있었던 시절 인터넷언론사들과의 비공개 간담회때 "네이버는 평정됐으나 다음은 폭탄"이라고 발언한 사실의 진위를 놓고 지금까지 포털업계의 강자 네이버까지 나서 법적 대응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여진이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 27일 새벽에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왼쪽)과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방송화면 캡쳐) 

인터넷이 집단지성의 발로냐, 사이버 테러의 온상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던 이날 토론에서 진 의원으로 하여금 다시 곤경에 빠트린 주역은 역시 시민논객.

시민 이순봉 씨가 진 의원에게 당시 간담회에서 "나와 한 직원이 밤새 네이버와 다음에 전화 걸어서 막았던 것이다. 네이버는 평정된 것 같은데, 다음은 아직 폭탄이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음의 석종훈 사장하고는 이야기가 잘 되었는데, 아래 직원들이 문제인 것 같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느닷없는 질문에 진 의원은 답변하다가 중간에 자신도 모르게 "제가 왜 (그때) 그런 취지의 말을 했느냐 하면..."이라며 발언 사실을 시인헤 버렸다.

이날 진 의원의 답변은 이렇게 진행됐다.

그 당시 저희들은 야당입니다. 그리고 여당은 변희재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노무현 정권은 인터넷에선 굉장히 강한 정권이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아고라도 이야기했지만 저희 이명박 후보는 인터넷에서 사실은 매도 많이 맞았고 굉장히 능력이 떨어지는....저도 그때 인터넷 담당을 했지만 그렇게 일을 잘하지 못한 사람이였는데,

제가 왜 그런 취지의 말을 했느냐 하면, 첫째 네이버는 그때 댓글 시스템을 좀 바꿨습니다. 그래서 인신공격적인 발언들이 많이 줄어들어서 공정해졌고, 다음이나 이런 부분은 아직까지는 아고라나 이런 쪽에서 문제가 있는 거 같다는 취지로 말씀 드렸는데...그 전후 사정 굉장히 긴데... 그때 저희들은 뭐랄까 박해 받는 사람 입장에서 했던 말인데 그게 마치 과연 야당 후보의 중앙선대위에서 인터넷을 담당하는 사람이 네이버를 어떻게 평정합니까?

그리고 그 발언을 인용을 하실 때도 그렇게 단정적으로 사실은 이런 부분은 저도 해명할 기회를 줘서 좋지만 이런 부분을 갔다가 인터넷에서는 굉장히 단정적으로 퍼트리는 데 이것도 사실은 인터넷의 폐혜 중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진성호 의원의 발언을 가감없이 분석해보면, 당시 포털 네이버는 댓글 시스템을 바꿔 특정 기사의 뒤에 붙은 댓글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를 비난하는 비율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했던듯하다. 그것이 곧 "네이버는 평정이 됐고..."란 발언으로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 진 의원의 설명인 셈이다.

반면 포털 다음은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진 의원이 설명인데, 그것이 곧 "아직 다음은 폭탄..."이란 말을 하게 된 배경이 된 셈이다.

진 의원은 자신도 모르게 "네이버는 평정"이란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시인하게 됐는데, 그래서인지 '변명'을 덧붙였다. 그것이 바로 "그때 저희들은 뭐랄까 박해 받는 사람 입장에서 했던 말인데...그게 마치 과연 야당 후보의 중앙선대위에서 인터넷을 담당하는 사람이 네이버를 어떻게 평정하느냐"는 반문으로 나오게 됐던 것.

하지만 그때는 이미 이명박 당시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고, 당시 정동영 후보는 10%에서 왔다갔다 하던 시절이었다. '박해받는 야당'이란 진 의원은 변명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이명박 후보는 거의 대통령이나 다름 없는 상태여서, 네이버나 다음이 진 의원과 면담을 하거나 전화를 받았을 때 '압력'과 '위압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비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아무튼 네이버는 진 의원의 발언이 보도됨으로써 정치적 중립성에 의심을 받게됐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놓은 상태라, 진 의원이 시인발언까지 나온 마당에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하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