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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의원 ‘심야 뭇매’...경찰폭력 갈수록 ‘위험수위’

강산21 2008. 6. 27. 14:25
현역 의원 ‘심야 뭇매’...경찰폭력 갈수록 ‘위험수위’
[현장] 안민석 “경찰청 인권위원들 왜 사퇴했는지 알겠다” 분통
입력 :2008-06-27 08:03:00   김동성 기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을 거의 '성추행'에 가까운 수준으로 연행해 비난을 샀던 경찰이 27일 새벽에는 안민석 통합민주당 의원을 집단으로 폭행하는 등 날이 갈수록 경찰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안 의원이 경찰로부터 집중린치를 받은 것은 강제해산 작전이 이어지던 27일 새벽 1시께.

청계광장의 대치선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2명의 시민이 연행되는 모습을 목격한 안 의원이 이를 항의하다 안 의원이 신분을 모르고 일반 시민으로 알고 있었던 전경들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했다.

경찰은 안 의원을 꼼짝못하게 하기 위해 여러명의 전경들이 안 의원 양팔을 꽉 붙들고 있다가 보좌관들과 당직자들이 달려가자 그제서야 풀어줬다.

시민들의 강제연행을 항의하다 몰매를 맞아버린 안 의원은 화를 참지 못하고 대치선 뒤편의 지휘관에게 다가가 "현역의원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지휘관의 모자를 벗겼다.

그러자 지휘관은 "너 이리와 봐, XX"이라고 반말과 욕설을 하면서 이번에는 안 의원의 옷자락을 잡고 10미터 가량 질질 끌고갔다. 그리고 세게 내팽개쳤다.

안 의원이 어이없다는듯 벌떡 일어나 항의하자 그 폭행 지휘관은 확성기로 "국회의원이면 경찰 뺨을 때려도 되느냐, 국회의원이면 다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주변 지휘관들도 반말로 안 의원에게 호통을 쳤다.

실제로 일부 보수신문에서는 이 말을 근거로 안 의원이 경찰 뺨을 때렸다고, 졸지에 경찰로부터 몰매맞은 국회의원을 폭행 국회의원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현장 목격자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던 도중 경찰 뺨을 때린 사람은 이미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안 의원의 보좌관과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다 취재진이 폭행현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하자 철수했고 이날의 몰매사건은 끝났다.

안 의원은 "국회의원마저 이렇게 집단린치를 하는데 시민들은 어떤 폭행을 당했는지 상상을 하고도 남는다"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떠나서 한 시민으로서도 이런 집단린치는 있을 수 없다"면서 "이건 경찰이 아니라..."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는 "날 때려놓고서는 자신들이 뺨을 맞았다고 거짓말하는 행태를 참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의 보좌관도 "경찰청 인권위원들이 왜 집단 사퇴했는지 이제서야 그 이유를 알겠다"고 말했다.

김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