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현안

김미화 “이 대통령, 민심 회복할 결정적 찬스 놓쳤다”

강산21 2008. 6. 26. 13:51
김미화 “이 대통령, 민심 회복할 결정적 찬스 놓쳤다”
26일 경향신문 주말섹션 인터뷰 “촛불, 놀랍고 무서웠다”
입력 :2008-06-26 09:50:00  
[데일리서프 최한성 기자] 현재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개그우먼 김미화씨는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 “(쇠고기 사태로 악화된 민심을 회복할) 결정적 찬스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씨는 2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전한다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명박산성’이라고 불린 컨테이너가 가로막았을 때 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나와서 ‘어청수 청장, 이런 거 치우시요’라고 지시를 했어야 했다”며 이렇게 언급했다.

▲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세계는, 그리고 오늘은>의 진행자인 김미화 씨(자료사진) ⓒ2008 데일리서프라이즈 
뒤이어 그는 “그 다음에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젠 저를 믿고 따라와 주세요’라고 진심을 다해서 말했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겠느냐”고 함께 덧붙였다.

그리고 나서 김씨는 “소통은 그냥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아니라 진실을 나누는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이 대통령식의 소통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려고 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그는 “그러려면 평소 꾸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신뢰감을 쌓아왔던 사람의 말은 들어도 거짓말을 일삼던 이들이 진심이라고 해도 안 믿게 된다”며 “대통령도 신뢰회복이 우선 과제 같다”는 충고의 말을 가감없이 그대로 전하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씨는 쇠고기사태의 와중에 국민들이 들기 시작한 촛불과 관련, “촛불집회를 보면서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며 “촛불집회는 전국민이 참여한 것이다. 직접 현장에 나가 촛불을 들지 않았더라도 인터넷 중계를 보거나 자판을 두드려 댓글을 달면서 동참한 거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허나 촛불집회를 통해 드러난 민심에 현 정부가 귀 기울이지 않는 점을 의식한 듯 “젊은이들이 참여해 축제처럼 즐겁게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했는데 난 ‘슬픈 축제’란 생각이 들었다”며 “매번 사안이 안 풀릴 때마다 촛불로 해결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고 자신의 속내를 밝혔다.

5년차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겪는 어려움과 관련해서는 “정치의 경우 야당은 어떻게든 나와서 주장이나 변명을 하려고 하는데 여당은 비난받을 만한 민감한 사안엔 안 나오려 한다. 그러다보니 민주당, 민노당 등이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오해를 받더라도 ‘이런저런 점은 억울하다’며 정확한 설명을 해주면 국민과 소통이 될텐데 무조건 입 다무니 나도 답답하다”고 말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또 정치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정말 정치 안 한다고 10여년을 노래불렀는데도 어쩜 그렇게 계속 되풀이하는지 모른다”고 언급한 뒤 “사람들을 행복하게 웃게 해주고 싶은데 정치를 하면 어이없어 웃게 만들 것이다. 왜 정치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늙어서도 주책바가지 할머니 역할로 코미디 무대에 서고 싶고, 코미디 학교를 만들고 싶기도 하다”며 “코미디를 하건, 시사프로를 하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파파할머니가 되어서도…”라는 자신의 바람을 마지막으로 피력했다.

최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