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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방송도중 “시위대 과격에 실망” 발언 파문

강산21 2008. 6. 26. 16:19
황정민, 방송도중 “시위대 과격에 실망” 발언 파문
KBS FM 진행도중...“물대포야 뭐...고시연기하면 누구에게 득?”
입력 :2008-06-26 14:23:00   김동성 기자
[데일리서프 김동성 기자] 지난 2002년 효순-미선양 사망사건때 KBS 2TV '뉴스8'을 진행하다가 미군기지에 진입한 대학생들의 시위를 보고 "부끄럽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며 앵커를 그만둔 전력이 있는 아나운서 황정민 씨가 또다시 방송도중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26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KBS라디오 ‘황정민의 FM대행진’에서 "과격해진 촛불집회에 실망했다"고 비판발언을 했다가 누리꾼들의 비난이 물밀듯이 몰려오는 바람에 방송도중 두번이나 사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씨는 이날 오전 오프닝 멘트에서 "어젯밤 시위대와 경찰이 다시 격렬하게 충돌했다죠. 전경버스를 끌어내고 물대포가 사용되고, 국회의원 초등학생 취재기자까지 포함해서 100명 이상이 연행됐네요"라며 "국민들이 안심할 때까지 고시를 연기하겠다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죠?"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 때문에 시위대가 흥분했는데요. 경찰의 물대포야 뭐 기대한 게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시위대의 과격해진 모습은 많이 실망스러웠어요"라며 "새로운 시위문화다 뭐다 보도했던 외신들... 이제 다시 ‘그럼 그렇지’ 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고시를 늦추는 게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 같다는 판단. 과연 누구에게 득이 된다는 걸까요? 정부에? 나라에? 아니면 국민에게? 이건 지켜볼 일이죠?"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방송을 듣던 시청자들은 불같이 분노했다. 인터넷의 방송게시판은 삽시간에 황씨를 비난하는 글로 가득찼다.

일부 청취자들은 황씨를 옹호했지만, 폭풍처럼 쏟아지는 비난에 묻혀버렸다. 그가 2002년 효순-미선양 사망사건 때 했던 발언들도 다시 거론됐다.

대부분 청취자들은 "황정민 아나운서가 과연 집회 현장에 단 한번이라도 나와 보고 그런 얘길 하는지 의심스럽다" "동영상 중계라도 봤으면 그런 얘긴 못할 것"이란 반을 보였다.

다른 청취자들도 "전반적으로 발언들을 보면 쇠고기 고시를 빨리 한게 이득이고, 경찰이 물대포를 쏜것은 아무일도 아니며, 오로지 집회참가자들의 과격시위만이 문제다는 시각"이라며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사과방송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은 벌써 포털 다음의 토론광장 아고라에서 황정민 아나운서 퇴출 100만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황정민 아나운서는 방송 진행중 청취자들의 비난이 쏟아진다는 사실을 접하고, 방송 중에 '용어 선택의 부적절성' 등을 시인하는 등 한차례 사과를 했고, 그래도 진정되지 않자 방송 말미에 다시 "오프닝 멘트 때문에 마음 불편 하신 분들이 정말 많으신 것 같다.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27일 방송시에도 해명과 사과를 할 예정이지만 청취자들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

김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