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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도 ‘폴리페서’ 논란…곽승준·김병국 前 수석 나란히 복직 신청

강산21 2008. 6. 25. 14:18
고려대도 ‘폴리페서’ 논란…곽승준·김병국 前 수석 나란히 복직 신청
입력: 2008년 06월 25일 02:19:10
 
ㆍ학생들 “부끄럽지 않나” 반발…교수들 찬·반
ㆍ “위장전입·탈세 사과부터 해야” 비판 목소리도


6·20 청와대 인사개편으로 물러난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김병국 전 외교안보수석이 고려대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고려대에서 ‘폴리페서(정치교수)’ 논란이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두 사람은 23일 각각 고려대 경제학과·정치외교학과 교수로의 복직신청서를 제출했다. 두 학과가 속해 있는 정경대학 학생회는 24일 학내에 ‘대자보’ 형식의 성명서를 게시하며 이들의 복직을 반대하고 나섰다.

학생회는 ‘곽승준 교수님, 김병국 교수님.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교수님들께서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학생들은 급히 시간표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교수라는 직책은 다른 자리를 좇아 나갔다가 쉽게 돌아올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며 폴리페서의 무책임한 휴직·복직을 비판했다. 이어 위장전입·탈세 의혹을 지적하며 ‘교수님들을 존경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적었다.

정경대 정태호 학생회장은 “수업권을 침해하면서까지 나간 교수님들이 국정혼란을 일으킨 후 무책임하게 돌아오려 한다”면서 “학내 여론을 모아 공동성명서 발표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김병국 전 외교안보수석
학교 측에서는 복직절차에 따라 곧 인사위원회를 소집해 복직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남기춘 교무처장은 “두 교수의 경우 임명직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교수 사이에선 논란이 분분하다. 사회학과의 한 교수는 “학자적 양심상 본업보다 개인의 명예나 권력을 추구한다면 당연히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며 “두 교수는 특히 ‘강부자’ ‘고소영’ 논란, 대운하 추진 등 물의를 빚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경제학과 정주연 학과장은 “현실적인 사회과학을 다루는 경제학 전공의 경우 교수들의 현실참여에 대해 큰 논란이 없다”고 말했다.

현행법에는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폴리페서에게 제동을 걸 방도는 대학별 내규 제정밖에 없다. 서울대는 휴직하지 않은 채 총선에 출마해 물의를 빚은 사대 김연수 교수의 폴리페서 논란을 계기로 학내 예규 제정을 검토·진행 중이다. 고려대도 관련 내규가 발의돼 학교 측이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이날 징계위를 열어 김연수 교수에 대해 ‘감봉 3개월’의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최영찬 교수(농경제사회학부)는 “부적절한 징계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학교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예규 제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23일 복직을 신청한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에 대해서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교무처 관계자는 “검토결과 법적 문제가 없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 복직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다슬·강병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