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현안

[촛불왜곡] ①시위꾼만 판친다?

강산21 2008. 6. 24. 13:25
‘촛불에 대한 왜곡’, ‘깃발’ 늘어도 분위기 그대로
①시위꾼만 판친다?
경찰 저지선 바깥에선 시민들 축제·공연 떠들썩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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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새벽 서울 광화문 경찰버스의 연료투입구에 불을 붙이려는 연아무개(31)씨가 시민들에게 붙잡혔다. 연씨는 ‘프락치’ 의혹을 샀지만 이를 부인했다. 시민들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현행범 체포 인수인계서’를 받고 연씨를 종로경찰서에 넘겼다. 연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유무역협정과 농산물 개방에 찬성한다. 불을 붙이면 촛불시위가 빨리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시민들은 집회 과정에서 돌출행동을 하는 일부 시위대를 제지하고, 경찰이 고립될 경우 폭력을 자제하면서 돌려보내는 등 일관되게 ‘비폭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시민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은 주로 광화문 밤샘 대치 과정에서 벌어진다. 일부 시위대가 바리케이드 용도의 경찰버스를 끌어내거나 파손하는 것도 이런 과정에서다. 또 간혹 몇몇 시민들이 경찰버스 위에 올라가 소리를 지르거나 막대를 던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럴 때면 다수 시민들은 어김없이 “비폭력”을 외치며 내려올 것을 요구한다. 21일 밤엔 시민들에게 끌려나온 경찰버스에 3~4명의 경찰이 타고 있었지만 시위대는 이들을 보호하며 돌려보냈다.

 

물대포가 처음 등장한 지난달 말 청와대 앞 집회에서도 2만여명의 시위대는 경찰병력 수백명이 지키는 길목을 넘어서지 않았다. 이전처럼 물리력을 썼다면 경찰 저지선을 쉽게 뚫었을 것이라는 게 시민단체와 경찰 관계자들의 말이다. 시민들은 지난 10일과 21일 컨테이너와 버스를 이용한 경찰 바리케이드에 맞서 모래 계단과 스티로폼 연단을 쌓았지만 이를 바리케이드 위에 올라가는 용도로만 썼을 뿐 경찰저지선을 넘어서지는 않았다. 온라인에서도 ‘폭력 사용 여부’를 두고 토론이 벌어진다. “폭력을 써서 끝장을 보자”는 주장도 있지만 다수 의견은 “비폭력·평화 시위 기조를 유지하자”는 쪽이다.

 

임태훈 대책회의 인권법률팀장은 “술을 마시거나 과격한 시민들이 일부 있는 것은 맞지만 이때도 시민들 스스로 이들을 자제시키고 제재한다”며 “폭력시위 주장은 비폭력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시민들을 침소봉대해서 비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