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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돌려 막기'로 수석 개편

강산21 2008. 6. 21. 13:34

청와대 '돌려 막기'로 수석 개편

관료.정치인으로 채워...이동관 유임, 박재완 '정무→국정기획' 이동

김경환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대통령실장에 정정길 울산대 총장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 비서진을 개편했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면서 야당으로부터 사퇴요구를 받았던 이동관 대변인은 그대로 자리를 보전했다.

청와대 인사개편에 따르면 정무수석에는 맹형규 전 한나라당 의원, 민정수석에는 정동기 전 법무부 차관, 외교안보수석에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제2차관, 경제수석은 박병원 전 재경부 제1차관, 사회정책수석은 강윤구 전 보건복지부 차관, 교육과학문화수석은 정진곤 한양대 교수가 기용됐다.

국정기획수석에는 박재완 정무수석이 자리를 옮겼고, 박형준 전 한나라당 의원이 홍보특보로 내정됐다. 이동관 대변인은 수석비서관 중에는 유일하게 유임됐다.

이날 인사개편은 새 정부 출범 117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대부분 차관 출신의 관료와 정치인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류우익 전 실장에 이어 새로 대통령실장으로 낙점된 정 실장은 경남 함안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농림수산부 기획계장,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장, 정부기능조정위원회 위원장, 서울대 대학원장을 거쳐 울산대 총장으로 재직해왔다.

곧이어 단행될 비서관 인사에서는 박영준 비서관의 사퇴로 공석이 된 기획조정비서관에는 정인철 전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 신설되는 인터넷 담당 비서관에는 김철균 전 다음 부사장, 시민사회비서관에는 홍진표 인수위 전문위원의 기용이 확실시되고 있다.

정무기획비서관에는 김두우 정무2비서관, 민정1비서관에는 장 다사로 정무1비서관, 민정2비서관에는 오세경 변호사, 언론2비서관에는 박선규 전 KBS기자, 춘추관장에는 곽경수 언론2비서관, 메신저관리비서관에는 이성복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등이 각각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개편을 통해 그동안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씻고 신뢰를 회복하길 기대하고 있지만 이 대변인의 유임이나 시민사회비서관에 뉴라이트 핵심인물인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의 기용이 거론되면서 퇴색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차영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선함이 전혀 없는 그 밥에 그 나물들"이라며 "특히 수석 전원교체라는 수사 뒤에 숨은 이동관 대변인 유임설에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도 "대통령의 입인 이동관 대변인은 불법농지매입을 해놓고, 거짓해명으로 국민을 기만했고, 그것도 모자라 불법을 감추기 위해 직권을 남용해 보도통제를 주도했다"면서 "법과 원칙, 상식과 도리에 벗어난 사람이 대통령의 입으로 남아있는 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져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의 기용이 유력한 것을 두고 "어처구니없다. 황당하기 그지없다"면서 "시민사회의 여론을 듣겠다는 명목으로 마련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가장 부적절한 극우적 인사를 배치하고자 하는 것은 국민과의 소통에 대형컨테이너로 바리게이트를 치겠다는 태도와 동일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아울러 박재완 정무수석이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만 옮긴 것에 대해서도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라면서 "박재완 수석을 국정기획수석으로 내정한다는 것은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 중단없는 밀어붙이기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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