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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직 받을까 말까… 親朴진영 찬―반 팽팽

강산21 2008. 6. 11. 09:03

총리직 받을까 말까… 親朴진영 찬―반 팽팽

기사입력 2008-06-10 18:21 |최종수정2008-06-10 21:33 
 
한승수 국무총리가 10일 사의를 표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후임 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측근들은 총리를 맡아야 할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격렬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총리교체를 결심한다면 박근혜 총리 실현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태다. 쇠고기 파동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는 이 카드가 적격이기 때문이다. 정권 출범 직후 초대 조각에서 박근혜 총리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제 대안이 없다"는 의견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이 9일 대통령과의 조찬 회동에서 박 전 대표에게 총리를 제안하는 문제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의원 측근이 박 전 대표와 사전에 접촉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측은 "이 의원측과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박근혜 총리론에 대해 박 전 대표 측근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친박계 의원 중 박 전 대표 총리직 수용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가진 분이 많지만 찬성하시는 분도 있다"고 귀띔했다.

박 전 대표 총리 취임에 반대하는 인사들은 박근혜 총리 카드가 현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일회성 도구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권이 없는 총리가 될 경우 얼굴마담으로 전락할 위험성도 지적했다. 친박계 영남권 재선의원은 "현 시국은 대통령의 정치스타일이나 리더십 부재 등에 따른 것"이라며 "박 전 대표 총리론은 당장의 위기를 모면해보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같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찬성측은 총리로서 국정운영 경험을 쌓고, 위기에 처한 정권을 구하는 소방수 역할을 해야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친박계 수도권 출신 의원은 "이미 당 대표를 역임한 박 전 대표에게 총리직은 국정운영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 기회"라면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돕는 것이 차기 대권을 위해서도 유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리직 수용 논의에 앞서 대통령 후보 경선과 공천 파동을 겪으며 쌓인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의 불신과 감정의 골이 우선 치유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 전 대표 핵심측근은 "박 전 대표는 정치적 이해득실보다는 국가의 장래와 국민의 행복을 우선해 결단을 내린다"면서 "양측의 갈등이 봉합되고 정치적 신뢰가 형성되면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을 돕기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