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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계 vs 反이상득계, 파워게임 2탄

강산21 2008. 6. 11. 09:01

이상득계 vs 反이상득계, 파워게임 2탄

기사입력 2008-06-11 03:08 |최종수정2008-06-11 06:37 


[동아일보]

‘권력 사유화 발언’ 이후 한나라 권력지형 재편 조짐

수도권 소장파-정몽준 ‘정두언 거사’ 힘 보태

신주류+이상득계 세 결집… 전대 ‘안개속으로’

이상득 “박근혜 총리후보로 건의한 적 없다”


한나라당 권력지형이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권력 사유화’ 논란을 일으킨 정두언 의원 발언 파동을 겪으면서 반(反)이상득 의원 세력이 한목소리를 낸 게 계기가 됐다.

이들의 이합집산 움직임은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7월 3일)가 불과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권력 ‘4인방’을 지목해 직격탄을 날린 정 의원의 발언은 김용태 의원 등 이재오 전 최고위원 직계와 수도권 소장파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또 범이명박계 중진들이 이에 가세했다.

이들은 반이상득계이면서도 △서울시와 안국포럼 출신 친이 직할부대로 분류되는 정두언 정태근 이춘식 의원 등과 △이재오 직계인 안경률 심재철 진수희 이군현 차명진 공성진 김용태 권택기 현경병 의원 △범이명박계 중진인 안상수 정의화 장광근 의원 등으로 나눠진다.

여기에 소장파 출신의 남경필 원희룡 의원이 힘을 보탰고 당권을 노리는 정몽준 의원이 “정 의원의 충정을 이해한다”며 반이상득계를 거들고 나섰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내달 전대에선 위에 거론한 ‘3대’ 반이상득 세력, 소장파 출신 제3그룹, 정몽준 세력 등이 원로그룹이 밀고 있는 ‘박희태 대표’ 카드에 맞서 연대할 것인지, 또는 특정 후보를 옹립해 지지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이상득계와 새 지도부로 구성된 신주류는 여전히 막강한 세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당내의 중론이다.

또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최근 쇠고기 파동 정국에서 청와대와 당을 향해 확실한 제목소리로 만만치 않은 파워를 과시하며 신주류로 급부상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정두언 파동’을 사실상 권력투쟁으로 비판하는 태도를 보였다.

원내 지도부와 가까운 이상득계는 전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오면 상당수 의원이 뭉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특히 영남 출신 및 초선 의원들이 그렇다는 것.

또한 박희태 전 의원에 대한 친박근혜계 세력의 암묵적 지지와 이명박 이재오 직계이면서도 이상득 의원 쪽에 줄을 댄 인사가 상당수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이런 가운데 내달 초 물러나는 강재섭 대표 지지 세력과 신지호 김성식 권영진 의원 등 아직 제목소리를 내고 있진 않지만 나름대로 영향력이 있는 초선 의원 그룹의 행보도 관심사다.

한편 이상득 의원은 10일 자신이 청와대 안가(安家) 조찬회동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국무총리 후보로 이 대통령에게 건의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나는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일축하고, 자신이 박 전 대표 측에 사람을 보내 총리직을 제안했다는 다른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