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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맹신 무신론자 지성적 신앙으로 응답해야”

강산21 2008. 5. 21. 17:27

[앨리스터 맥그래스 교수 방한] “과학맹신 무신론자 지성적 신앙으로 응답해야”

기사입력 2008-05-20 18:38 |최종수정2008-05-20 21:58 
 
"기독교인들은 무신론자인 도킨스의 주장에 응답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응답하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은 기독교에 어떤 해답도 없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인들이 참된 진리를 제시함으로써 기독교에 대한 바른 이해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20일 방한한 세계적 석학 앨리스터 맥그래스(54·옥스퍼드대) 교수는 본지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교회는 무신론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전투적 무신론자로 불리는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에 대해 기독교적 답변을 제시하고 있는 신학자이다. 자신의 저서 '도킨스의 신' '도킨스의 망상' 을 통해 현대 무신론의 허구와 한계를 반박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무신론자였다. 22세 때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기독교 서적을 접하고, 크리스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신이 거부했던 것이 하나의 종교적 고정관념이라는 사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후 무신론의 지적 토대가 하나의 신념 체계임을 알게 된 그는 무신론자에서 하나님의 존재와 인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온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뒤 부활하고 승천함을 믿는 기독교인이 된다. 맥그래스 교수는 무신론에 대한 응답에 크리스천 과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무신론에는 '과학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과학지상주의가 깔려 있기 때문에 크리스천 과학자들이 나서서 과학의 한계를 올바르게 지적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기독교의 대응이 약하면 도킨스의 주장은 한국 기독교에도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많은 (세속적) 한국인들이 과학이 모든 문제를 전부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도킨스의 주장을 무차별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며 "도킨스는 과학적 논쟁에 호소하기보다는 수사학적인 기교로 종교가 없는 사람들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학적 무신론이라 불리는 최근 무신론은 과거의 무신론과는 양상이 다르고, 과거에 비해 더욱 공격적이며 거부적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도킨스와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 신무신론자들은 종교를 말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기독교인들의 신앙도 맹목적 신앙에서 지성적 신앙을 견지하는 '지성적 제자도'가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기독교인들은 지성적 제자도를 경험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독교 신앙에 대한 바른 이해와 믿음으로 세상을 보는 방식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맥그래스 교수는 "지성적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신앙의 성숙, 깊이 있는 영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많은 기독교인들은 마치 신앙의 표피 부분에서만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깊이 있는 신앙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믿음에 대한 신학적인 이해가 따라야 하고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그는 세계 기독교와 관련해 한국교회의 역할론도 언급했다. 우선 한국 기독교 역사가 짧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서구교회가 실패한 것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교회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한국교회의 선교는 서구교회에 큰 도전이 되고 있기 때문에 선교적 교회로의 사명을 계속 감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인터뷰가 끝난 뒤 자신을 초청한 감신대에서 '칼뱅과 웨슬리의 영성'이란 주제로 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