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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사수파, ‘개혁당’으로 부활 조짐

강산21 2007. 7. 13. 12:40
열린우리당 사수파, ‘개혁당’으로 부활 조짐
[분석]김형주, “의도치 않았지만, 개혁당 부활 여지 있다”
범여 대통합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는 열린우리당 사수파가 유시민 전 장관을 중심으로 뭉쳐지면서, 개혁당 출신 의원들(신기남 의원 등 일부 개혁적 성향 의원 포함)만 당 사수파에 남게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통합민주당이 배제론의 범위를 축소시켜 ‘친노파 배제’에서 ‘이질 세력 배제’로 입장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과 동시에, 유시민 전 장관의 대선출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질 세력’이라함은 박상천 대표의 표현으로, 친노파 중에서도 유시민 의원 등 골수 개혁 성향 의원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에, 열린우리당 내 개혁당 출신 의원들은 ‘자의에 의한 당 사수가 아닌, 박상천 대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당 사수 입장이 됐다’고 성토하며, ‘대통합 결렬시 박 대표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당 대 당 신설합당이 아니라면 정치적 소신마저 굽히고 대통합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오지 말라는 데 굳이 갈 필요가 있느냐”(김형주 의원)는 것이다.

결국 열린우리당 대통합파들이 오는 18일과 임시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인 오는 25일(순연될 경우, 내달 5일)까지 순차적으로 모두 탈당을 결행한다면, 당에 남는 세력은 주로 개혁당 출신 의원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즉, 박상천 대표의 ‘이질 세력 배제’가 ‘개혁당 부활’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유시민 전 장관은 12일 저녁 전남대에서 가진 ‘진보와 보수 그리고 민주적 리더십’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한 청중의 질문에 “솔직히 결정은 못했지만, 준비는 하고 있다”고 답해, 사실상 출마 쪽으로 굳혀진 마음을 내보이기도 했다.

열린당 최후 잔류파는 이질 세력으로 지목된 ‘유빠’와 ‘개혁파’ 될 듯
김형주, “개혁당 유빠들만 남게 되는 것”


열린우리당 내 개혁성향 사수파들 역시,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데는 조금의 이견도 없다. 그러나 이들은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의 당 대 당 신설합당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또한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합이라는 우선적 목표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 즉, ‘친노 배제론’이든 ‘이질 세력 배제론’이든 모든 ‘배제론’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열린우리당을 독자세력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개혁당 출신이면서 참정연 대표를 지냈던 김형주 의원은 12일 <폴리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당의 해산보다는 다 함께 가는 합당 방식으로 조율을 해야 한다”는 우선적 전제를 두면서도 “현 정권이나 이를 지지하는 세력이 ‘이질 세력’으로 규정되면서까지 (대통합신당에)합류하기는 어렵다”며, 최후의 세력으로 당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현실적으로 당 대 당 통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대통합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다름없다. 때문에 김 의원은 “아무리 대통합이 시대적.국민적 요구라 하더라도 정치인 개인의 소신까지 굽어가면서 갈 수는 없다”며 “오지 말라고 하는데,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소신에 따라 당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처럼 당을 사수하고자 하는 의원들은 대게 개혁당 출신 의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반농담조로 “유빠(유시민 전 장관 극성 지지자)들만 남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유시민 전 장관을 중심으로 한 개혁당 출신 의원들이 당 사수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개혁당 부활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나중에는 배제를 해온 사람이 분열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자신들을 ‘이질 세력’으로 규정하고 대통합 참여를 거부한 박상천 대표 등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유기홍, “반대 세력 있어서 당 해체는 불가능”

같은 개혁당 출신인 유기홍 의원 역시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열린우리당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특히, 오는 25일경으로 예정돼 있는 임시 전당대회를 통해 열린우리당이 해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유 의원은 “지금 일각에서는 당 해체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지만, 이제까지의 정당 역사를 봐도 해체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존재한다”며 “만일, 해체되는 상황이 되면 지키겠다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선택이 아니다”고, 자신이 ‘해체 반대 세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형주 의원과 마찬가지로 최후까지 당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으로, 유 의원은 “나가는 사람들은 나가는 것”이라며 “대통합 과정에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시나리오는 나갈 사람들이 나가고 제3지대와 신설합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을 지키겠지만 무조건적인 사수가 아닌, 끝까지 대통합의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차제에 박상천 대표의 ‘이질 세력 배제’나 제3지대의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합당 불가’가 철회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신설합당’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강혜숙, “비례대표 출당조치 취해준다해도 나갈 생각 없다”

열린우리당은 대통합파 비례대표들의 의원직 유지를 위해 임시 전당대회를 통해 출당조치 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내 비례대표들은 상당수가 親정동영계인 이유로 당에서 출당조치를 취해줄 경우, 대거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

그러나 개혁당 출신이면서 참정연에 몸담았던 비례대표도 있다. 그 중, 강혜숙 의원은 당에서 출당조치를 취해주는 상황이 오더라도 “별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일 <폴리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강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인기가 떨어져서 지지율이 낮아지니까, 탈당하고 그러는 것”이라며 “그런데 밖에 나가면 사람이 달라지냐”고, 탈당파 의원들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당 사수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개혁당 출신 세력들만 당에 남게될 가능성에 대해서 “개혁당이라고 못박기보다는 열린우리당의 창당 초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남지 않을까 싶다”며 “국민들의 욕구를 반영한 개혁을 아직 못다 이뤄낸 부분이 있다”고, 개혁 성향 의원들이 동참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강 의원의 말처럼 강경하게 열린우리당의 사수를 주장하는 의원들 중에는 꼭 개혁당 출신이 아니더라도, 개혁적 의원들이 더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선주자인 신기남 의원이 친노파도, 개혁당 출신도 아니면서 당 사수를 주장하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한편, 강 의원은 “배제론은 바로 분열주의의 또 다른 말”이라며 “그런 배제론은 민주주의를 갉아먹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박상천 대표 등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당 사수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정흥진 기자 (폴리뉴스/(구)e윈컴정치뉴스)  
    기사입력시간: 2007-07-13/10:2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