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정의

이용규 한기총 대표회장의 부동산 불로소득 비판에 대한 성토모 논평

강산21 2007. 2. 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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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규 한기총 대표회장의 부동산 불로소득 비판에 대한 성토모 논평


이용규 한기총 대표회장의 부동산 불로소득 비판에 대한 성토모 논평


 

지난 2월 7일, <뉴스앤조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용규 목사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인터뷰 후반부에서 이용규 목사는 부동산 불로소득이 사회에 해악을 가져오고 시장경제에도 위배되기 때문에 교회가 부동산 투기에 앞장서지 말아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하여, ‘성경적 토지정의를 위한 모임’(이하 성토모)은 현재와 같이 토지 및 부동산 문제가 여전히 사회의 핵심 화두를 차지하고 있는 시점에 짧으나마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해 반대 견해를 피력한 것에 대하여 환영의 뜻을 표하며 몇 가지 문제점과 의미 있는 방향으로 이어 나가기 위한 실천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다만 인터뷰 전반부의 내용은 성토모보다 깊이 있고 성경적인 입장에서 평할 수 있는 논자들이 있으리라 믿기에 본문은 후반부 부동산 불로소득에 관한 질의 및 답변을 중심으로 고려한 내용임을 분명히 하는 바이다.


부동산 투기에 관한 문제의식은 적절하나 실천방안은 미흡


이용규 목사가 “(부동산) 불로소득은 시장경제체제를 위배하는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처럼, 부동산 불로소득은 그다지 시장 친화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시장을 교란하여 진정한 의미에서의 시장경제 구현에 방해만 된다. 우리 사회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 몇 년간 충분히 목도해 왔다. 이용규 목사의 이어지는 발언처럼 “(부동산) 불로소득은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엄청난 해악을 가져”오기 때문에 건전한 사회정신을 황폐하게 만든다. 우리는 또한, 이미 현명한(?) 판단을 하여 ‘선구적으로’ 부동산 투기에 뛰어든 사람들이나,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으려고 뒤 늦게나마 합류한 사람들, 끝까지 정부의 말만 믿다가 땅을 치며 후회하고 눈물 흘리는 이 모든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토지 불로소득이 개인과 사회를 얼마나 병들게 하는지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성토모는 “교회는 특히 이런 일들을 하면 안 된다. 집 마련도 어렵고 땅을 한 평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만은 잡아야 된다. 교회가 부동산 투기에 앞장 서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요소다.”라고 언급하며 보여 준 이용구 목사의 토지 불로소득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하여 환영하는 바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한기총 역대 대표회장이나 명예회장 등 임원들의 재산공개와 관련한 질의에서 “나는 집 한 채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다른 목사들이 재산을 얼마나 가지고 있겠나. 모두 교회 이름으로 해 놓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막상 실천과 관련해서는 실제 현황에 대한 적절한 파악 없이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선 듯한 자세를 취한 부분은 분명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재산공개 문제는 임원회나 실행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볼 문제다.”라고 논의의 여지를 남겨 둔만큼 지속적으로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사료되며 분명히 실천으로 옮겨지기를 바란다. 아울러 사회에 이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는 차원에서라도 보다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실천으로 이어갈 것을 주문하는 바이다.


성경이 말하는 토지법, 지금도 여전히 유효해


이 목사는 인터뷰에서 교회가 부동산 투기를 하지 말아야 하는 당위성을 사회, 국가적인 측면에서만 찾았으나 보다 근본적인 근거는 성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경은 레위기 25장 23절에서 "토지를 영영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어차피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는데 왜 굳이 ‘토지’를 지목하여 하나님의 것임을 밝히며 영영히 팔지 말라고 하는 것인가? 이는 토지사용권이 도래하는 희년까지 한시적으로 매매되지 않고 토지 자체가 영구적으로 매매될 경우, 이스라엘 각 지파의 각 가족이 각자의 토지 기업을 누리는 이상적인 상태가 파괴될 것을 우려해서 하신 말씀이다. 하나님은 이를 방지하시고자 토지사용권의 한시적 매매의 종료일인 희년이 오면, 원래 토지를 기업으로 받았으나 절박한 사정 때문에 토지사용권을 도래하는 희년까지 한시적으로 팔았던 가난한 사람에게 반드시 토지를 회복시켜 주고, 희년 전이라도 언제든지 ‘무르기’ 제도를 통해 가난한 사람의 근족(近族)이 대신 값을 치르고 가난한 사람에게 토지를 되찾아 줄 것을 명령하셨다(레위기 25장).


특히 레위기 25장 10절에서는 희년에 전국 거민에게 ‘자유’를 공포할 것을 말씀하시며 자유롭게 된 사람들이 각각 “그 기업된 토지를 회복하라.”고 명령하셨다. 이는 비록 신체적인 자유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토지를 회복하지 않고서는 다시 품꾼의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진정한 자유를 위해 토지회복은 필수적이며 이는 희년의 토지법에 “토지가 없으면 자유도 없다!(No land, no liberty!)”는 위대한 사회사상이 담겨 있음을 보여 준다. 성경의 곳곳에서 이러한 토지법이 기저에 깔린 내용을 발견할 수 있는데, 전도서 5장 9절에서는 “땅의 이익은 뭇(모든) 사람을 위하여 있나니”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선지자 이사야는 ‘가옥에 가옥을 연하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 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서 홀로 거하려는 그들은 화 있을 진저(이사야 5장 8절)’라고 토지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홀로 취하려는 이들을 혹독하게 비판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 대하여 올바른 시대정신을 가진 이들이라면, 그리고 온 세상을 하나님이 창조하셨고 죄로 인해 훼손되었던 창조의 모든 영역이 예수님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온전히 회복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기원전 8세기 경 한 선지자가 외쳤던 그 비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쉽게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성경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이를 외치는 교회를 찾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성도들의 토지투기에 대해 침묵함으로써 사실상 이를 방조하며 토지투기에서 나온 헌금에 무분별하게 하나님께서 주신 복인 양 축복하고 심지어는 교회가 지주가 되어 직접 막대한 토지 불로소득을 취하면서도 교회 안과 지역 사회 가운데 존재하는 가난한 사람을 돌보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많은 이들이 이와 같은 모습의 교회를 비난하고, 또한 그 속에서 상처 받고 떠나가도 아직까지 대부분의 교회가 복지부동(伏地不動)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회가 부동산 투기 회개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성경의 가르침이 명백하기에 마땅히 그 길에서 떠나야 한다면 이 모든 잘못에 대하여 하나님과 이웃 앞에 회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설령 이와 같은 잘못을 직접적으로 행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매 주일마다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가 서로 코이노니아하는 것’을 자신의 신앙으로 고백하는 성도라면 이 모든 교회의 잘못을 자신의 죄로 삼고 정의로우신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이 땅의 부동산 문제(본질적으로 토지문제)로 인해 고통 받고 그 아픔이 뼈에 사무친 이웃들에게 사과하는 것으로부터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디 회개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회개에 부합하는 적절한 열매가 뒤따라야 함은 당연하다.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이에 성토모는 다음과 같은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바이다. 무엇보다도 강단에서 성경의 토지법이 명백히 선포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것이 성도를 옭아매고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의 부자와 가난한 자 모두에게 참 해방의 길을 제시하는 메시지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가르침을 근간으로 하여 몇 가지 실천방법을 제시하자면, 작게는 1가구 1주택만 소유하기 운동, 불필요한 부동산 처분 운동, 종합부동산세 내기 운동, 불로소득을 노린 집값 올리기 담합에 동참하지 않기 운동, 주택 과소비 안하기 운동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좀 더 적극적으로는 교회 예배당과 기도원 등 교회가 소유한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을 때 발생한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하여 사회에 자발적으로 환원하거나 매년 교회에서 소유한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지대를 사회에 환원하는 운동 등이 있을 수 있다. 나아가 성경의 토지법 정신이 제도적으로 구현되도록 교회차원에서 노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회가 이러한 실천운동을 자발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면 이 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가 어디 있을 것인가! 어찌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이 되지 않으며 이러한 모습을 보고 어찌 우리 사회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지 않겠는가! 교회가 지탄의 대상이 되어 왔으므로 반성,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논지의 <뉴스앤조이>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동안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잘 감당하지 못해서 그런 비판과 지탄의 대상이 되어 왔다.”며 “교회와 교인들이 사회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이용규 목사의 마무리 발언처럼 성토모는 한국 교회가 앞장서서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함으로 말미암아 진정한 ‘사회의 소금과 빛’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