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안된다

강산21 2006. 10. 31. 21:06

발끈한 친노 "이제는 數게임"
 
[한국일보 2006-10-31 19:03]    

"이런식으로 정치하면 안된다" 맹비난… 통합신당 저지위해 세력 규합 본격화

열린우리당 내 친노(親盧) 세력이 통합신당 창당론자들에 맞서 세력 규합에 나서는 등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특히 31일 김한길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격앙된 어조로 반발했다. 당 사수를 위해 통합신당론자들과 한판 대결을 불사할 태세다.

친노파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 ‘정계개편 논의에는 손을 떼라’는 의미의 언급을 한데 대해 발끈했다. 친노직계 의원 모임인 의정연구센터(의정연) 핵심 의원은 이날 “김 원내대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차기 대선에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커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폄하했다. 그는 “통합신당론이 대세인 것 같으니까 먼저 치고 나가자는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안 된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개혁당 출신이 주축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핵심 의원도 “김 원내대표가 자기가 대단한 사람인 줄 착각하고 있다”며 “지금 대통령을 때리면 주변에 사람이 모일 것이라는 얄팍한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광재 의원은 “자신들의 이해타산에 얽매여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당에도 손해가 될 뿐”이라고 반격했다.

청와대도 직접 대응은 하지 않았지만 불쾌한 분위기다. 윤태영 대변인은 “김 원내대표는 개인 의견을 얘기한 것으로 우리가 언급할 것은 아니다”고 말을 잘랐다.

친노 그룹은 동시에 세 확산 작업에도 발 빠르게 착수했다. 참정연 김형주 대표는 이날 “우리당의 창당정신에 동의하고 과거로 회귀하는 식의 신당 논의에 반대하는 제 세력과의 연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제는 수(數)의 게임”이라고도 했다. 당 해체를 통한 통합신당론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세력을 모으겠다는 뜻이다.

친노세력은 참정연과 의정연은 물론 당 밖 친노세력인 국참, 노사모까지 모두 규합할 예정이다. 우선 참정연은 11일 회원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2일 의원총회의 논의 결과를 지켜본 뒤 이를 토대로 워크숍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대통령 정무특보인 이해찬 의원도 초청키로 했다. ‘참여정부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특강을 할 이 의원이 우리당 사수론에 힘을 실어줄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최근 노 대통령 측근인 여택수씨와 이광재, 백원우 의원 등이 노사모 등 친노 세력의 재건을 위해 움직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의정연도 지난 주말 모임을 갖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재창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의정연과 참정연은 조기 전대를 주장한 초선 모임인 ‘처음처럼’과 정계개편을 주제로 한 대토론회도 준비중이다. 의정연 관계자는 “이미 ‘도로 민주당’이라는 비판이 많을 정도로 신당 창당은 국민적 명분이 없다”며 “당을 지키자는 공통의 의견만 있다면 어떤 세력과도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야흐로 친노 세력의 대반격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