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힘든 이에게 드리는글 젊은 독수리들이 벼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날기 시험에서 낙방한독수리. 짝으로부터 따돌림을 받은 독수리. 윗독수리들로부터 할큄당한 독수리. 그들은 이세상에서 자기들만큼 상처가 심한 독수리는 없을 것이라고들 생각했다. 그들은 사는 것이 죽느니만못하다는 데 금방 의견이 일치했다. 이때, 망루에서 파수를 보고 있던 독수리 중의영웅이 쏜살같이 내려와서 이들 앞에 섰다. "왜 자살하고자 하느냐?" "괴로워서요. 차라리 죽어버리는 것이 낫겠어요." 영웅독수리가 말했다. "나는 어떤가? 상처 하나 없을 것 같지? 그러나 이 몸을 봐라." 영웅 독수리가 날개를 펴자 여기저기 빗금진 상처의 흔적이 나타났다. "이건 날기 시험 때 솔가지에찢겨 생긴 것이고 이건 윗독수리한테 할퀸 자국이다. 그러나 이것은 겉에 드러난 상처에 불과하다. 마음의 빗금 자국은 헤아릴 수도 없다." 영웅독수리가 조용히 말했다. "일어나 날자꾸나. 상처 없는 새들이란 이 세상에 나자마자 죽은 새들이다.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 상처 없는새가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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