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글 좋은글

양복 한 벌 4천원

강산21 2001. 7. 13. 11:05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양복 한 벌 4천원
 

요즘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져 우리 가족은 좀처럼 웃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나와 열두 살차이가 나는 막둥이 때문에 한바탕 크게 웃게 되었다.
우리집 바로 앞에 있는 세탁소 유리문엔
'양복 한 벌 4천 원'이라고커다랗게 쓰여져 있다.
양복 한 벌을 드라이클리닝하는 데 4천 원을 받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막둥이는 양복 한 벌 값이 4천원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얼마 전 아버지의 생신 날 밤이었다.
우리 네 딸과 막둥이가 전날 정성을 다해 쓴 편지와 선물을 드렸더니
아버지는 그 편지를 하나하나 큰소리로 읽으셨다.
내 편지를 시작으로 둘째, 셋째의 편지... 그리고 막둥이 차례가되었다.
"아버지 생신 추카 드립니다.
아버지의 생일을 추카해서 선물을 살라고 그랬는디 돈이 모자라서 사지 못했어요.
양복이4천 원이라고 해서 열심히 돈을 모았는데... 3,800원밖에 못 모아써요.
아버지 죄송해요.
다음 생일에는 꼭 양복 사 드릴게요.생신 추카 드리고 사랑해요."
전라도 사투리와 말도 안 되는 어법과 어색한 존대말을 섞어 가며 쓴 편지였다.
곧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한참을 웃다보니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그냥 대충 선물을 사던 나와는 다르게 한 달 전부터
장난감도 사지 않고 2백 원5백 원씩 돈을 모으고,
또 양복을 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막둥이의 마음씀이
너무 예쁘고 고마워서였을 것이다.
그날 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막둥이의 잠든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조그만 몸 안에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흘러나오는데...'하고 생각하니,
큰딸인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효도는 나이가 들어서 물질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란 걸배웠다.
- 月刊 좋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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