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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해가 더 따뜻하다

강산21 2002. 12. 20. 21:09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겨울해가 더 따뜻하다

겨울 해가 더 따뜻하다!
언젠가부터 나는 이 생각을 갖고 있다.
초겨울의 어느 날, 날씨는 쾌청했어도 바람이 제법 차운 날이었다.모범 수형자들에게는 일년에 몇 차례씩 사회견학이라는 이름으로 담 밖으로 외출하는 교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목적지가 대부분 산업현장이나종교시설, 기념관 등이 고작이었다. 그러던 것이 근래에는 좀더 적극적인 사회견학차원에서 봉사활동으로 진일보했는데 오늘 우리가 간 곳은  경기도하남시에 있는 '실로암 연못'이라는 중증 장애인 복지시설이었다.
그 곳에 도착하여 받은 첫 느낌은 한마디로 우울하고 음산한 분위기일색이었다. 하지만 그 기분은 나의 잘못된 선입견임에서 비롯된 것임을 곧 알 수 있었다.
원장 목사님은 때마침 출장 중이어서 사모님이짤막한 인사말과 더불어 시설에 대한 소개가 있었는데 30대 초반, 젊은 사모님의 모습이 어찌나 당당하던지? 결코 과장되지 않은 말투로 이 시설이왜 여기에 있게 되었는지, 이 곳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오늘 우리가 해야될 일을 설명하여 주었다. 그러면서 봉사는 어떤 자세로임해야 되는 것인지를 넌지시 일깨워 주었으며 얘기가 계속될수록 지금의 내 모습을 잠잠히 비춰주고 있었다.

우리가 해야될 일은 크게세 가지였다.
빨래와 목욕 시켜주기, 또 한가지는 월동을 위한 창문에 비닐을 설치하는 작업이었다. 나는 그저, 아무리 빨래가 많기로서니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고 그나마 성능 좋은 대형 세탁기가 다 해결해 줄 것이라 짐작했었다. 그러나 그 얄팍한 계산은어김없이 빗나갔다. 중증 장애인이다 보니 용변처리를 스스로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겨울철이어서 그 정도가 더 심했다. 더구나 세탁기는 보이지않았고 이불 빨래는 대형 고무통에 세재를 풀어 밟아 빠는 장정의 힘이 필요한 꽤나 힘든(?) 봉사활동이었던 것이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이세탁물! 또 다른 문제는 세탁물을 널어놓을 건조대가 변변치 못해 며칠 지나도 빨래가 제대로 마르지 않아 여간 안타까운 실정이 아니었다. 좀뜨악한 고백이긴 하지만 우리는 잠깐의 봉사활동으로 끝나지만 누군가는 그 일을 계속 해야만 되고, 그런 점에서 그 일을 그 곳에서 지속적으로봉사하는 분들이 존경스럽기까지 하였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분들을 안아다가 목욕도 시켰다. 목욕 후 그 분들의 환한 모습을 나는 잊을 수 없다. 그리고 가건물인지라 외풍이 심한 거실 창문에다 비닐을 설치했다. 짧은 겨울 해가 저물고 있었다. 우리는 하던 일을멈추고 그 곳에서 또 다른 봉사자들이 정성 들여 차려준 저녁 대접을 받았는데, 그 저녁 맛도 쉬이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다.

더불어산다는 것!
한 나절 남짓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나는 그 사실을 곰곰 되새겨 보았다. 그 곳에서 들은 얘기로는 봉사자들은 대부분 어려운처지이거나 오히려 도움 받아야 할 사람들도 많다고 하였다. 그렇다. 사랑할 힘이 모자라는 사람이 오히려 사랑의 능력은 더 발휘되고 있었다. 갖은핑계와 변명으로 내게 있는 사랑의 능력을 묻어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겨울 해가 더 따뜻하다!

-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요일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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