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통장 하나와 도장을 슬그머니내 앞에 내밀었다
"어머니 제대 기념으로 뭘 해 드릴까요?"
얼마전 말년 병장으로 마지막 휴가를 나왔던 아들이 물었다.
사병으로 내일 모레 제대하는 놈이 뭔 돈이 있다고...
"아무것도 필요없다. 보나마나 내 호주머니서 다시 나갈 돈, 관둬라"
"에이. 그러지 마시고요, 제대 기념으로어머니께 뭐 하나 해 드릴께요.
"아주 자신 있게 말하는게 조금은 미심쩍었지만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싱거운 아들에게 싱거운 어미가 맞장구를 쳤다.
"에이 봐 줬다. 피자 한판!"
"먹는 거 말고요 옷한벌 사드릴까요?
"아이구, 이놈이 옷 한벌 값이 위 집 아이 사탕값인 줄 아는가 보다.
귀대 전날 아들이 통장하나와 도장을 슬그머니 내 앞에 내밀었다.
"너 은행 털었냐?"
농을 하며 건네 받긴 했는데 갑자기 간이콩알만해졌다.
26개월 동안 사병으로 군복무한 놈이 무슨 목돈을 챙겼을까?
통장을 확인하니 예금주가 분명아들인데..
일, 십, 백, 천... 아이구, 37만원이 넘는다.
"어머니. 제가 군에서 받은 월급 한푼도 안 쓰고모은 겁니다.
한번 보세요.
"진짜로 몇천원짜리 입금에서 시작하여 어느 달은 1만원이고
또 조금 올라서1만 3천원..
한달도 거르지 않고 일정한 액수가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통장에 대한 아들 설명을 듣고 그만 또눈물이 핑그르 돈다.
훈련병 시절, 해도해도 끝도 없는 괴로운 훈련,
그 죽을 것 같던 지옥 훈련을 하면서 떠오르던얼굴은 이 어미였단다.
목숨과 바꿀 정도로 괴로운 훈련 끝에 받은
몇 푼의 돈을 도저히 쓸 수가 없었고,
그 돈만큼은 모아서 제대할 때
저를 낳아주고 길러준 어머니에게 꼭 주고 싶었고,
그 희망으로 지옥같은 훈련을 이를 악물고 참았단다.
가슴 뭉끌한 감동뒤에 오는 눈물을 감추려고 어미가 한말...
" 짜식 소설 쓰고있네.
"아들의 피 같은 돈을 내가 어찌 쓸수 있으랴.
이 통장에 조금씩 돈을 더 모아서 먼 훗날 아들이힘들때가 있으면
슬그머니 내 놓아야지.
내가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이돈을 받았듯이
내 아들도 가슴뭉클한 감동으로 받도록 해 줘야지.
인생은 돌고 도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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