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할아버지의 우울증
어제밤에 아버지의 후배 한분이 집에 놀러 오셨더랬습니다. 그 후배 되시는 분은..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서 부산에서 군대를 마치고부산에 정착하신 올해 68세의 노인이지요.
저녁을 드시고 차 한잔 하시면서 대선 얘기가 나옵니다. "여보게...자네는 이번에누가 대통령 됐으면 좋겠노" 그 후배분은 한참동안 눈치를 살피다가... "저...노무현이 됐음 좋겠는데, 형님은이회창이죠?" 저의 아버지도 물론 노무현 열성팬이지만, 밝히진 않으시고 되묻습니다. "왜 내가 이회창 지지자라고생각하노?" "형님이야...고향도 경남이고, 거의 평생을 부산서........그래서..." 아버지가 허허 웃으며 당신도 노무현지지자라고 밝히니까 , 그제서야 그 후배분은 얼굴이 밝아지더군요. 그리고 이어서 하는 말씀이 저로 하여금 알지 못할 분노를 느끼게하더군요.
제대후 부산서 40년을 넘게 살면서 대통령 선거때만 되면 , 우울증에 시달린다더군요. 혹여, 김대중 지지 표명하면잘 지내던 이웃들도 "역시...전라도라...그렇군"하며 수근거리더랍니다. 그래서 한번은 마음에도 없지만 김영삼씨를 지지한다고 해 봤더니"마음에 없는 소리 그만해...그런다고, 누가 믿냐? " 하더랍니다. 그 후론, 대선을 앞두고 지지 후보를 묻는 질문이 두려워졌다더군요. 그래서 요즘도 대선 얘기 나올가봐 모임에도 잘 안나간다고 합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고향이 어디라서 지지후보 얘기도 못하는 국민이 많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갑자기 지난 2000년 4.13 총선때 우리 노후보가 낙선한 부산 강서을 선거구합동연설회때 일이 생각났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허태열 후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대중 정권 들어서고 살기가 좋아진 분 있으면 손들어 보세요..." "아...저기 몇분 손 드셨네요...고향이 전라도인가보죠????"
참으로 안타깝고 화가났습니다. 언제까지 지역감정에 굴레에서 벗어 날런지... 언제쯤이면 영남서 호남출신 후보를, 호남서 영남출신 후보를 떳떳하게 지지하게될런지....그렇게 해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 될런지...
이번 대선에서 노무현후보가 승리해야될...많은 이유중에하나이겠죠...?
지난 봄...국민경선때...부르짖던 구호...
궁~~민 통~합~~~~짜쨔자~~짝~~~!! 궁~~민 통~합~~~~ 노 무~현 짱~~~!!
우리 모두가 이뤄야 할 과제입니다...... 그할아버지 생전에 대선 우울증이 치료되길...간절히 기도 합니다 <따뜻한 세상만들기>는 작으나마마음을 나누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방입니다. 따뜻한 글을 싣고서로 좋은 글을 공유하며 자그마한 정성이라도 함께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이제 시작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칼럼지기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