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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잔 속의 작은 행복

강산21 2002. 10. 18. 01:33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커피잔 속의 작은 행복

우리 사무실에서 내 나이가 가장 많으니 출근을 제일 먼저 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아침이지만 어두컴컴한 사무실,옹기종기 모여 있는 전등 스위치들을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듯 연달아 누르고 나면, 형광등들이 경쟁하듯 켜지면서 주변은 금방 환해진다. 어제 온종일담배 연기에 찌들었던 사무실은, 밤새 창을 꼭꼭 닫아 놓았기에 퀴퀴한 냄새가 나고 눅눅하기까지 하다. 창문을 모두 열어젖히고 무질서하게 놓여있는 의자들을 대강 정리하고 나면, 이제 차 마시는 일만이 남는다.
  오늘은 뭘 마시는 걸로 시작할까? 커피? 녹차? 건강에는 녹차가좋다지만, 그래도 기분을 내는 데는 커피가 더 좋을 것 같다. 좀더 분위기 있게 마시려면, 비록 종이컵이긴 하지만 제일 마음에 드는 무늬의 것을고르고, 평소보다는 약간 많은 양의 커피를 넣는다. 잘 데워진 뜨거운 물을 따라 붓고 저으면, 일어나는 거품과 커피향이 그렇게나 보기 좋고향기로울 수 없다.
  이왕이면 내 구미에 맞아야 하겠기에, 집에선 아내의 잔소리 때문에 마음껏 넣지 못하는 설탕을 듬뿍 넣는다. 컵의가장자리로 초콜릿 색깔의 거품이 기분 좋게 일어나고, 거품이 없는 컵의 한가운데서
"당신은 설탕 맛으로 커피를 마시느냐"고 핀잔을 주던 아내의 얼굴이 오늘은 웃고있다.

  * 커피 잔 속의 작은 세계 *

아직은 / 출근한 사람이 한 명도 없어 / 출발 신호가 울리기 직전의 레이스처럼 / 조용한 사무실. / 그래도/ 그림이 예쁜 종이컵을 골라 / 커피 한 숟갈 사르르. // 일부러 / 뜨거운 물 쪼르륵 소리 나게 따르면, / 이 계절 / 담쟁이 넝쿨색깔만큼이나 곱게 물든 거품이 / 포르륵 일어나고, / 고소롬한 향기 코끝을 간질인다. // 서너 바퀴 휘젓고 / 줄였으면 좋겠다는 황설탕 세숟갈을 / 포르르, / 다시 휘젓는 회오리 밖으로 / 이젠, / 초콜릿 아이스크림 같은 거품이 / 원의 가장자리를 휘감는다. // 후루룩 / 한모금 마시는 순간, / 방금 전까지 짓누르고 있던 불확실한 하루가 / 한 발짝쯤 물러선다.월간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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